김단비(32, 우리은행)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아산 우리은행은 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개최된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서 부산 BNK 썸을 79-54로 대파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비시즌 우리은행으로 전격 이적한 ‘FA 최대어’ 김단비의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10대 시절부터 신한은행 왕조의 주역으로 뛴 김단비는 위성우 당시 코치와 인연이 깊다. 둘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사제지간의 인연을 이어갔다. 아직 전성기 기량을 보유한 김단비가 우리은행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 될지 관심이 크다.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은 “김단비가 무릎상태가 좋지 않다. 본인도 처음 이적한 것이기에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며 김단비의 부담을 줄여줬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김단비는 펄펄 날았다. 선발로 나선 김단비는 우리은행 이적 후 처음 던진 뱅크슛을 가볍게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속공에서 김단비의 레이업슛이 터졌다. 우리은행이 9-2로 앞서자 다급해진 BNK가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김단비는 노련했다. 단신 안혜지가 막아서자 노련하게 포스트업 후 레이업슛을 넣었다. 마치 대학생이 어린이를 상대하는 것처럼 여유가 있었다. 김단비는 수비에서도 김한별을 상대하며 공수에서 팀내 비중이 매우 컸다.
현역최고 포워드 김단비는 리바운드 후 치고 나가는 힘과 스피드도 여자농구 최상급이다. 리바운드를 잡은 김단비가 직접 드리블 후 진안을 몸싸움으로 이겨낸 뒤 코너의 박혜진에게 패스했다. 박혜진의 깨끗한 3점슛이 터졌다. 국가대표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매끄러운 속공플레이가 우리은행에서 나왔다.
김단비는 좋은 신장(180cm)과 체력과 경험, 센스까지 다 갖췄다. 3점슛까지 정확했다. BNK 선수들이 김단비를 상대로 파울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김단비는 1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우리은행의 30-11, 19점 리드를 이끌었다.
1쿼터에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점수 차가 너무 벌어져 우리은행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실수가 많이 나왔다. 우리은행이 44-22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전반전 김단비 혼자 올린 20점이 BNK 전체 점수보다 단 2점 적었다.
진안을 앞세운 골밑공격이 통하며 BNK가 3쿼터 13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김단비는 4쿼터 상대 추격을 잠재우는 어시스트까지 선보였다. 4쿼터 중반에 벤치로 물러난 김단비는 총 33점을 올리며 우리은행의 대승을 이끌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35점에 단 2점에 모자란 대활약이었다.
김단비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우리은행은 KB스타즈의 2연패를 저지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