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누적 1만명 돌파, 앰프 없어도 열기 후끈…‘김연경 효과’ 실화입니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1.02 04: 06

3경기 누적 관중이 벌써 1만명을 돌파했다. 앰프와 응원단이 없어도 챔피언결정전을 방불케 하는 박진감이 느껴진다. 이 모든 게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 덕분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는 ‘배구여제’ 김연경과 ‘블로킹 퀸’ 양효진(현대건설)의 맞대결로 일찍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또한 여자부 우승 후보로 꼽히는 두 팀의 정규리그 첫 맞대결이기도 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나란히 2승 무패(승점 6)를 기록 중이었던 터.

4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강서브를 넣고 있다. 2022.11.01 / dreamer@osen.co.kr

그래서였을까. 경기 개시 5시간 전인 오후 2시 기준 총 3779석 가운데 3337석이 예매되며 그 열기가 입증됐다. 이후 현장 판매까지 더해 경기에는 평일임에도 최종 365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매진까지 불과 127석이 모자랐다.
V리그 여자부는 이미 지난 2경기서 김연경의 무서운 티켓파워를 체감했다. 김연경의 복귀전이었던 10월 25일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의 5800석 중 4345석이 찼고, 10월 29일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는 예매 오픈 28분 만에 대전 충무체육관의 3304석이 모두 팔렸다. 김연경 출전 경기가 3경기 만에 누적 관중 1만명을 돌파(11,301명)한 것이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관중들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2.11.01 / dreamer@osen.co.kr
1일 경기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에 진행되며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코트의 흥을 돋우는 앰프, 치어리더, 응원단장이 모두 사라졌고, 경기 전 양 팀 선수단과 관중들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며 사망자들을 애도했다.
그러나 경기장에 운집한 3652명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앰프 없는 적막함 속에 선수들의 기합과 공을 치는 소리가 크게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관중들의 집중력 또한 엠프가 켜졌을 때보다 높아졌다. 숨죽인 채로 랠리를 지켜본 뒤 화끈한 스파이크 혹은 블로킹이 나오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새로운 응원문화가 형성되기도 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팬들이 앰프 없이 진정한 배구의 맛을 보신 것 같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라며 “함성이 앰프와 섞이지 않고 육성으로만 나와서 선수들이 더 잘 느낄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마치고 흥국생명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11.01 / dreamer@osen.co.kr
선수들 또한 높아진 여자부 인기를 코트에서 직접 느꼈다. 베테랑 양효진은 “오랜만에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했는데 대단한 열기를 느꼈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박진감이 느껴졌다”라고 말했고, 이다현은 “코로나19로 번번이 챔프전이 취소돼서 오늘 경기가 많이 설렜다. 경기 결과 관계없이 많은 관중 앞에서 좋은 팀과 경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고 영광스러운데 승리까지 해서 좋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흥국생명 사령탑 또한 김연경 복귀로 뜨거워진 여자부 열기가 반갑기만 하다. 권순찬 감독은 “그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관중이 없었는데 요즘은 선수들이 배구하는 분위기가 난다고 이야기를 한다.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많은 응원을 해주시니까 배구할 맛이 난다”라고 기뻐했다.
V리그 여자부가 2022-2023시즌 돌아온 김연경 덕분에 1라운드부터 흥행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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