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를 인정하고 내 장점을 가장 잘 살릴수 있는 부분을 고민한다."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올해만 3승을 올린 비결이다.
김가영은 30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2022-23시즌 4번째 대회인 '휴온스 PBA-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LPBA퀸' 임정숙(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4-1(11-6, 10-11, 11-3, 11-1, 11-7)로 물리쳤다.
이로써 김가영은 지난 3월 2021-2022시즌 마지막 왕중왕격인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2022' 이후 7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특히 김가영은 지난 시즌부터 올해만 3승을 더하며 개인 통산 4번째 LPBA 우승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임정숙, 이미래와 함께 통산 최다승 공동 선두 대열에 올랐다.
김가영은 경기 후 "우승까지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테이블 컨디션도 생소했고, 초반에 고전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무사히 대회를 우승으로 잘 끝내서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김가영은 3세트를 따낸 후 4세트 본격적인 경기운영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에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제가 제 게임에 몰입을 잘 했다는 뜻이다. 보통 내용이 나쁘거나 잘못됐다면 자꾸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나름대로 경기에 몰입을 잘 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실수하지 않아야 될 부분도 있었는데 왜 실수했는지 명확했기 때문에 빨리 잊을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 샷을 준비해 나가는 과정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만 3승을 올린 것에 대해 "구력이 짧다는 부분이 약점이다. 3쿠션에 대해 많은 경험을 하지 못했다. 내가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해서 다른 선수들이 연습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격차를 인정하고, 내 장점을 가장 잘 살릴수 있는 부분을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또 "포켓볼과 3쿠션을 놓고 봤을 때 게임 운영과 스타일, 템포, 루틴 등등 생각할 것 들이 굉장히 많은데, 얼마나 바꿀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했다"면서 "그래도 그런 고민들이 조금씩 응집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올해 초부터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았는데, 조금씩 정리되면서 모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챔피언포인트에서 눈을 감은 이유에 대해 "눈을 감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마지막 배치에서 내 공이 빠질 공간이 있어서 테이블 상태와 몸 상태를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실수가 적을 만한 시뮬레이션을 돌려 본거다. 득점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선택은 좋았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가영은 "이제야 당구 선수로서 경력이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포켓볼을 오래 경험 했음에도 3쿠션에서 빛을 내지 못했다. 기본적인 3쿠션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부족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서바이벌, 어제 4강 등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을 발휘하고, 중요한 순간에 폭발력을 보여줬다. 그게 포켓볼에선 가장 큰 저의 장점이었다. 이제 3쿠션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나오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웃어보였다.
김가영은 "'몇 번을 우승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다. 그저 자타공인 최고의 당구 선수가 되고 싶다. '믿고 볼 수 있는 경기'를 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제 경기를 보는 누구든 '김가영 경기는 승패를 떠나 정말 재밌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