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구사일생했다. 극적으로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팬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이룬 결과다.
수원은 29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2 FC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 2022 승강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러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 후반 막판에 나온 오현규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승전고를 울렸다.
이로써 수원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부로 강등되는 일을 막았다.
오현규가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선발 출전한 그는 연장전 포함 120분 풀타임을 소화, 결승골을 작렬했다. 1-1로 경기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던 연장 후반 15분, 주심이 승부차기로 가는 신호로 휘슬을 울리기 직전 오현규는 왼쪽 측면에서 날아오는 공에 머리를 갖다 대 결승골을 뽑아냈다.
오현규는 앞서 후반 22분 활발한 플레이로 팀에 페널티킥 기회를 선물하기도 했다. 사리치가 키커로 나서 실축했지만 오현규의 전투적인 플레이는 주목할만한 대목이었다.
이날 수원 승리 뒤엔 묵묵히 구단을 응원한 팬들이 있었다. 잔류를 이끌어낸 12번째 선수는 수원 팬들이었다.
그들은 홈 관중석에서 목청껏 소리치며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경기 후 이병근 감독은 “포기하려고 할 때 수원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듣고 힘을 얻었다. 우리 선수들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팬들은 선수들을 깨어나게 했고 한 발 더 뛰게 했다"고 고마워했다.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응원 흔적은 수원 라커룸 앞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헛되지 않을 우리의 믿음’,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 걸개가 라커룸 앞에 경기 전부터 걸려 있었다. 수원 관계자는 “팬들에게 전달받아 걸었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이 걸개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고 들려줬다.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그는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우리도 (승리와 잔류가) 간절하지만 팬들이 더 간절할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정말 이겨야 한다. 올해 우리가 잘한 건 아니지만 마지막 경기 이기면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올시즌 힘들었지만 마지막엔 기쁨의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뛴 수원 선수들과 두 손 모아 응원한 팬들이 함께 만들어낸 수원의 잔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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