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주장 김미연(29)이 특급 조커로 나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2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세트 스코어 3-0(27-25, 25-20, 25-18)로 승리했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27-25로 따냈지만 2세트 초반 인삼공사의 목적타 서브에 말렸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다은이 리시브에 어려움을 겪으며 2-7로 밀리자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김미연을 긴급 호출했다.
교체 투입된 김미연이 리시브는 물론 공격까지 이끌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김미연이 2세트에만 블로킹 1개 포함 4점을 내면서 흥국생명이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김미연은 3세트에도 서브 에이스와 블로킹을 1개씩 해내며 공수에서 팀의 3-0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권순찬 감독은 “미연이한테 미안한 마음이 조금 있다. 미연이도 팀 주장으로서 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블로킹이 높은 다은이를 (주전으로) 쓰고 있다”며 “미연이는 언제 투입돼도 이 정도 활약을 해줄 기량이 된다. 항상 준비를 해달라고 했고, 믿고 투입하는 선수”라고 고마워했다.
김미연은 “밖에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기 흐름이나 상대 코스를 잘 보고 들어간 것이 도움이 됐다. 미스만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잘 안 나오던 블로킹도 하고 운이 따라줬다. 분위기 반전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권 감독의 미안한 마음을 김미연도 이해한다. 높이가 좋은 4년차 김다은을 키워야 하는 팀 사정을 안다. 주전 자리를 내려놓았지만 김미연은 “시즌은 길고,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속상해하지 않으려 한다. 프로팀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다. 내 실력이 줄어든 것이 아니니 밖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양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한 김민연은 “재활을 잘 끝냈다. (8월) 코보컵 때만 해도 모든 훈련에 참가하기 어려웠는데 이제 웨이트도 지장이 없다. 잘 회복이 됐다”며 “시즌 전부터 우리 팀이 우승 후보 평가를 받고 있다. 무조건 우승할 것 같진 않아도 못할 것 같지도 않다. 우리 선수들이 잘하며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