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극적 결승골' 오현규(21, 수원삼성)가 팀에 잔류를 선물한 뒤 한 말이다.
K리그1 수원은 29일 오후 2시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2 FC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 2022 승강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러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 후반전 오현규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승전고를 울렸다.
앞서 지난 26일 안양 홈 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던 수원은 이날 승리하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다음 시즌도 1부에서 시작한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2부 강등 위기에서 벗어났다. 반면 안양은 역대 첫 승격 기회를 놓쳤다.
이날 선발 출전한 오현규는 연장 후반까지 120분을 소화,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승골을 작렬했다. 그가 골을 넣은 시간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인 120분. 좌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기가 막힌 헤더 슈팅으로 연결, 기어코 안양의 골망을 갈랐다.
경기 후 오현규는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90분 안에 (승부가) 결정 날 거라고 봤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어졌다. 팀도 팬들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승부차기 안 가고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경기 직후 방송과 인터뷰를 가질 때 눈물을 보였다. 오현규는 "골 넣었을 때, 경기 끝나고 나서도 눈물이 안 났는데 인터뷰 질문을 받으니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시즌 중간중간 힘든 순간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부상을 참고 시즌을 끌고 오기도 했다. 그런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고 들려줬다.
안양과 1차전 경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오현규는 "안양 원정 경기가 올 시즌 가장 힘든 경기였다. 몸이 힘들거나 잠을 못 자는 스타일은 아닌데 안양전에서는 스스로 피로감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오늘은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을 이어간 오현규는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골을 넣고 싶었던 이유"라면서 "120분 동안 지쳤지만 그 속에서도 쥐어짜 내면서 '하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이렇게 끝나게 돼서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소속팀 잔류' 좋은 결과를 낸 오현규는 내달 초 성인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사실 오늘 경기 준비하면서 대표팀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소속팀도 정말 중요하다. 여기서 잘해야 대표팀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성숙한 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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