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무대를 넘어 유럽 무대에서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민재(26, 나폴리)가 리그 우승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는 28일(이하 한국시간) 김민재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김민재는 27일 열린 SSC 나폴리와 레인저스 FC의 '2022-202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5차전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나폴리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 레오 외스티고르와 수비에서 합을 맞춘 김민재는 총 109번의 터치를 가져가는 동안 99%(95/96)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비롯해 파이널 써드 지역 공 투입 7회, 중장거리 패스 성공률 83%(5/6)를 기록했고 2번의 블록, 4번의 클리어링, 4번의 가로채기와 5번의 볼 리커버리에 성공하며 뛰어난 수비를 펼쳤다.
매체는 "김민재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정복하기 위한 야망을 가진, 겸손한 선수였다"라고 김민재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 팀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기회였다. 나폴리가 나에게 제안한 일은 최고였고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 이렇게 강렬하게 상황이 흘러갈지 몰랐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선두를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실제로 나폴리는 이번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9승 2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12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말처럼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민재는 "좋은 팀의 일원이고 팀 동료들 역시 좋은 축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줄 몰랐다. 훈련도 많이 하고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2연승을 달리는 현재, 우리는 우리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라며 연승 행진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나폴리는 30년이 넘도록 우승을 바라고 있다. 이렇게만 한다면 스쿠데토(세리에 A의 우승한 팀이 다음 시즌에 유니폼 중앙에 붙이는 문양)를 획득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지난 9월 세리에 A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김민재는 "구단에서 수비수가 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것이 2번째라고 말해줬다. 이탈리아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어 공부도 진행하는 김민재였다. 그는 "이탈리아어는 어렵다. 팀에 도착하자마자 공부를 시작했다. 경기장, 훈련장에서 대화하기에는 약간의 벽이 남아 있다. 소통할 수 있는 기본적인 단어만 배웟다. '가, 뛰어, 왼쪽, 오른쪽' 등이다. 느리지만, 조금씩 배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입단 직후부터 뛰어난 활약을 이어오는 김민재를 향해 일부 현지 팬은 김민재가 이미 전임자 칼리두 쿨리발리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비교는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쿨리발리는 나폴리의 전설이고 그를 대체하는 것은 상당한 책임감도 필요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190cm의 거대한 체구에도 빠른 발을 가진 김민재는 '괴물 수비수'로 불리고 있다. 이에 그는 "한국에는 좋은 수비수가 많다. 하지만 저처럼 빠른 선수는 드물다. 그래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나폴리가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상대 팀에 물어봐야 한다. 난 대답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나폴리 팬들이 유벤투스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여정은 이제 시작됐다. 더 어려운 순간이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나폴리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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