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우승 0회' 기성용 "지금이 우승 적기...전북 꼭 한번 잡고 싶다" [서울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10.28 05: 47

아직 FC서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기성용(33, FC서울)이 FA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FC서울은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1차전에서 전북현대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에만 4골이 터지는 치열한 난타전이었다. 서울이 전반 3분 기성용의 선제골과 전반 38분 조영욱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는가 싶었지만, 전북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FC서울 기성용이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22.10.27  / soul1014@osen.co.kr

전북은 전반 43분 바로우의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에 힘입어 추격을 시작했고, 전반 종료 직전 송민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조규성이 침착하게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오는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된 기성용은 "주중인데도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승리하면서 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선제골을 터트린 기성용은 양팔로 헤엄치는 듯한 수영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의미에 대해 묻자 그는 "별 의미는 없다. 원래 서포터즈석까지 가려고 했는데 너무 멀어서 가지 못했다. 거기에 가고 싶은 마음으로 세레머니를 했다. 원래 (지)동원이가 골 넣으면 자기한테 달려오라고 했는데 깜빡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기성용은 "올해 골대도 많이 맞추고, 한 골도 넣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마지막에 한 골이라도 넣고 경기를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다. 내가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라서 세레머니를 잘 준비하지 못했다. 즉흥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오히려 자신의 골이 빨리 터진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 임하면서 지난 수원FC전처럼 마음이 가벼웠다. 선수들을 믿고 편하게 경기하겠다고 생각하니 플레이도 한결 더 편해진 것 같다. 이른 시간 선제골이 나왔을 때는 전북에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가 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골이 더 늦게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골이 일찍 나와서 전북이 더 공격적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맹활약을 펼친 기성용은 후반 20분 팔로세비치와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아쉬움이 있지는 않을까.
기성용은 "교체는 코칭스태프의 권한이다.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몸이 가벼웠고, 후반에 뭔가 하나 더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쉽긴 하지만, 2차전이 남아 있고 코칭스태프 측에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교체했을 것"이라며 "이틀 후에 경기가 있기 때문에 컨디션을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나도 오스마르도 나이가 적지 않기 때문에 두 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뛰기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전반 FC서울 기성용이 선제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2022.10.27  / soul1014@osen.co.kr
기성용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절친 이청용과 구자철에게 응원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용이뿐만 아니라 자철이에게도 수원FC전부터 많이 연락을 받았다. 또 마지막 경기에서 자철이도 오랜만에 경기를 뛰면서 활약했다. 친구들이 같이 K리그에서 뛰다 보니까 서로 안부도 많이 묻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기성용은 친구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고백했다. 그는 "축구선수로서도 친구로서도 가장 좋아하는 청용이가 MVP를 타서 기쁘다. 자철이도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해서 기쁘다. 친구들도 내가 우승함으로써 다 같이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모두 K리그뿐만 아니라 한국축구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 한다. 언제까지 필드 위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힘이 돼 주고 언제나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아직 서울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도 우승을 했고, 영국에서도 리그컵을 우승했다. 반면 서울에서는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어서 많이 아쉽다. 어렸을 때 우승 기회를 놓쳐서 아직도 아쉬움이 크다.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기회가 올 것이란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개인적으로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은 "서울이란 팀도 내가 어렸을 때와는 다른 위치에서 싸우고 있다.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지금이 우승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부담을 갖거나 억지로 한다고 해서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마지막으로 수호신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뜨거운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오늘도 많은 분들이 오셨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2차전에도 많은 팬분들이 찾아오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며 "올 한 해 팬분들께 많은 어려움을 드렸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할 때 수호신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이다. 선수들 모두 꼭 전북을 한번 잡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오늘 보여준 공격적인 모습을 잘 가다듬어서 마지막 경기를 잘 치를 수 있게끔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반 FC서울 기성용이 선제골을 넣고 이상민과 기뻐하고 있다.   2022.10.27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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