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민(23, 우츠노미야)을 이용한 마케팅이 일본 현지에서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 시즌 B리그 챔피언팀 우츠노미야 브렉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제로 영입한 양재민을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양재민이 전력에서도 중요한 선수지만, 잘생긴 외모로 인기가 많아 구단 홍보효과도 크다. 우츠노미야 등 B리그 팀들은 선수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큰 수익을 내고 있다.
기자는 지난 22일과 23일에 걸쳐 우츠노미야의 홈 개막전을 취재했다. 경기시작을 세 시간 앞둔 오후 12시 경기장 앞에 이미 수백명의 팬들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렸다. 여러 대의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판매했다. 브렉스 굿즈를 판매하는 천막도 있었다. 많은 팬들이 음식을 먹고 쇼핑을 하면서 한시간 가까이 즐겁게 입장을 기다렸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다.
구단에서도 양재민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팀스토어에 가보니 양재민의 언더아머 유니폼은 이미 완판 돼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자가 마지막 한 장 남은 양재민 티셔츠를 겨우 구입했다. 가격이 4천 엔(약 3만 9천 원)이지만 언더아머에서 제작해 질이 굉장히 좋았다. 양재민의 열쇠고리는 가격이 900 엔(약 8700 원)이었고 역시 금방 매진됐다.
식품코너에서 선수들의 이미지를 활용한 음식을 팔았다. 일본내 한류열풍으로 한국음식의 인기도 대단하다. 일본에서도 똑같이 발음되는 ‘양재민 양념치킨’이 인기메뉴 중 하나였다. 기자도 22일 구입을 시도했지만 매진돼 먹을 수 없었다. 23일 오후 12시 40분 경기장 입장과 동시에 줄을 서서 겨우 양념치킨을 맛볼 수 있었다. 뼈 없는 순살치킨인데 맛은 한국에서 파는 것과 조금 달랐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을 생각하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간식이었다.
경기장 내부에서 대형전광판을 통해 양재민 양념치킨을 계속 홍보했다. 양재민이 직접 치킨을 맛보며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에서는 프로스포츠가 가장 발달한 프로야구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브렉스 직원은 “양재민을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 유니폼과 티셔츠는 이미 일찌감치 매진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추가제작에 들어갔다. 앞으로 양재민이 더 좋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구단 수익도 증가할 것”이라 기대했다. 리그 차원에서 양재민을 활용해 한국팬들의 마음까지 잡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추진중이다.
놀라운 것은 상대팀 도쿄 알바크도 우츠노미야 홈경기에서 자신들의 머천다이즈 샵을 운영했다는 점이다. 예쁜 물건이 있으면 우츠노미야 홈팬들도 적극적으로 구입을 했다. 직원은 “캐릭터를 활용한 열쇠고리가 인기가 많아 금방 매진됐다”고 전했다. 프로농구를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해 수익을 내는 모습이 NBA 못지 않았다. 브랜드가 제작한 제품의 디자인과 질도 매우 좋고, 종류도 다양해 구매자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했다.
B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B리그의 경기당 평균관중은 4천명을 돌파했다. 심지어 3부리그인 B3에서 한 경기 9천명이 입장한 적도 있다. B리그의 한 시즌 수익은 12억 엔(약 120억 원)을 넘었다. 여전히 모기업의 홍보수단으로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는 KBL과 비교된다. B리그보다 역사가 20년 오래된 KBL은 이제 마케팅에서 B리그를 배워야 할 정도로 위상이 크게 역전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우츠노미야(일본)=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영상] 브렉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