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30, 전북현대)가 이청용(34, 울산현대)의 MVP 수상을 점치면서도 욕심을 저버리지는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을 열고 있다.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선수(MVP), 영플레이어상, 최우수감독상, 최다득점상, 최다도움상, 포지션별 베스트11 등 올 시즌 K리그1, K리그2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감독에 대한 부문별 수상자가 발표된다.
시상식을 앞두고 만난 김진수는 "많이 이야기했지만, 올 시즌은 계속 경기가 많았다. 고생한 모든 선수들이 그랬겠지만, 대표팀 선수들은 더 빡빡하지 않았나 싶다. 아직 전북은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남은 두 경기도 부상 없이 우승하면서 마무리하고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올 시즌 전북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북은 선두 울산을 바짝 추격하며 역전 우승을 꿈꿨지만, 끝내 승점 3점 차로 2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리그 6연패를 놓치고 말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전북은 4강에서 우라와 레즈와 연장 혈투를 펼쳤지만,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제 몫을 다한 김진수는 이청용(울산), 김대원(강원), 신진호(포항)과 함께 K리그1 MVP 후보에 오르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물론 우승팀의 주장인 이청용의 수상이 유력하지만, 김진수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김진수는 "아무래도 울산이 우승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청용이 형이 MVP를 받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다. 또 진호 형과 대원이도 정말 좋은 스탯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라면서도 MVP 수상에 대한 마음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그래도 수비수가 MVP 후보에 오르는 일이 적지 않은가. 투표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욕심은 난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김진수는 우승 트로피에 대한 갈망을 전했다.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전북은 오는 26일과 29일 FC서울과 FA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김진수는 "ACL이 가장 아쉽다. 30초만 잘 버텼으면 결승에 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리그에서는 FA컵 4강전 이후 울산 원정에서 패한 경기가 아쉽다. 내가 부상으로 뛰지도 못했다"라고 이번 한 해를 되돌아보며 "리그 트로피만 12개를 갖고 있는 김상식 감독님께 FA컵이라도 하나 더 선물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월드컵 경험이 없는 김진수는 1달도 남지 않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부상에 발목 잡히며 집에서 동료들을 지켜봐야 했다.
김진수는 지난 두 번의 아픔을 두고 "이제는 추억이다. 다 지나갔기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 정말 괜찮다.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미소 지으며 "선배들이 경기를 못 뛰더라도 큰 경험이 된다고 하더라. 이제 이전 월드컵은 내 길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서 큰 미련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진수는 "부담보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월드컵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그래도 FA컵이 끝나고 월드컵 첫 경기까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 동안 잘 회복하고 다시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수는 공격력으로 유명한 풀백답게 득점 욕심까지 품고 있었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오신 뒤에 내가 가진 옵션이 한 가지 늘어났다. 오른쪽 풀백으로 누가 나오더라도 크로스가 올라오면 내가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많아졌다. 감독님이 그런 주문을 많이 하셨다"라며 "주위에서 골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나도 월드컵에서 득점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곤 한다. 상상은 자유지 않나"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