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뭐해!" 백성동이 소리 친 이유..."사소한 틈이 경기 바꾼다" [안양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2.10.24 06: 11

 FC안양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다. 그 뒤에는 사소한 틈까지 놓치지 않는 베테랑 백성동의 외침이 있었다.
FC안양은 23일 오후 1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2 2022 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상위팀 어드밴티지를 지닌 안양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안양은 이제 오는 26일과 29일 K리그1 10위 수원 삼성과 1부 리그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안양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경남을 궁지로 몰았다. 비기기만 해도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는 안양이었지만, 안양 선수들은 0-0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비겨서 올라갈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고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던 이우형 감독의 말대로 안양은 마지막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안양 공격의 중심에는 백성동이 있었다. 작년까지 경남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친정팀과 맞대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백성동다운 저돌적인 드리블과 간결한 연계 플레이로 경남 수비를 괴롭혔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백성동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행을 이뤄낸 일원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매우 기대된다"라면서도 "아직 (K리그1에) 올라간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두 경기가 굉장히 기대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안양종합운동장에는 돌연 "야, 뭐해!"라는 외침이 들렸다. 소리의 주인공은 백성동이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된 상황에서 벤치 부근에 머무르는 동료들을 향해 외친 목소리였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묻자 그는 "특별한 상황은 아니었다. 리그가 아니고 단판 승부에서는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틈이 생기고, 그 틈으로 인해 경기가 좌지우지되는 경우를 봤다. 그런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고자 소리 질렀다"고 답했다.
백성동은 친정팀 경남과 맞대결을 펼친 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는 "상대가 경남이어서 특별한 동기부여가 생기지는 않았다. 그렇다기보다는 리그 마지막 경기를 경남에 졌다. 그래서 부천과 경남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보면서 경남을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경남이 이기기를 원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모든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백성동은 "내가 경남의 앞길을 막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기보다는 오늘 두 팀 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성동은 수원과의 싸움을 앞두고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수원에게도 부담감이 있는 두 경기라고 생각한다. 두 경기 안에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서로의 전력보다도 자그마한 것에서 차이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이제 우리 홈에서 먼저 경기를 한다. 수요일 홈 경기에 모든 것을 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날 이우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져도 괜찮으니까 공격해라"라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주문했다. 백성동은 이에 대해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했다. 저희가 비겨도 올라가니까 소극적으로 공격을 나갈까봐 우려하셨던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 공격을 나가는 상황에서도 수비 위치나 리스크 관리를 잘해서 큰 실점 위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백성동은 자신을 포함한 베테랑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게다가 어린 선수들도 모두 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라면서도 "팀의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하다면 말하기 껄끄러운 이야기도 꺼내고, 운동장 안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합쳐져서 팀에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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