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민, 일본프로농구 챔피언팀의 주축 전력으로 자리잡다 [일본통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10.23 10: 00

양재민(23, 우츠노미야)이 일본 B리그 챔피언팀의 주축 전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양재민이 속한 우츠노미야 브렉스는 22일 일본 도치기현 우츠노미야 브렉스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2-2023시즌 일본프로농구 B리그 정규시즌 홈 개막전’에서 도쿄 알바크에게 75-77로 졌다. 3승 4패의 우츠노미야는 동부지구 5위를 달렸다.
일본프로농구 3년차인 양재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일본 챔피언 우츠노미야로 이적해 화제가 됐다. 일본리그서 2미터 장신포워드가 흔하지 않기에 양재민의 가치가 높은 편이다. OSEN에서 일본으로 날아가 양재민을 취재했다.
도쿄 북부의 도치기현에 위치한 우츠노미야시는 인구 52만명의 현청 소재지다. 복잡한 도쿄와 달리 우츠노미야는 한적한 중소도시였다. 도쿄에서 일반열차로 100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다. 작은 도시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은 오히려 남달랐다. 챔피언팀 브렉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팬들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우츠노미야 역에 도착하자마자 브렉스의 홈개막전을 알리는 대형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라멘집 등 작은 점포에서도 ‘브렉스를 후원하는 집’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브렉스를 후원하는 큰 기업만 40곳이 넘는데 이처럼 지역의 소형점포에서도 소액을 후원하고 있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프로구단과 지역주민들과의 밀착이 대단했다. 
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브렉스 아레나가 있다. 경기시작 한시간 전에 이미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이 네 줄로 줄을 서면서 경기장 바깥은 초만원이었다. 관중이 정말 많았지만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가 침착하게 자기 차례를 기다려 줄을 서고 입장했다. 경기장 입장권은 가장 싼 좌석이 3만원이고 비싼 좌석은 20만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이미 예매를 통해 4500석이 매진사례였다. 일본프로농구의 경제규모가 확실하게 한국을 추월했음을 직감했다.
브렉스에서도 홈 개막전에 여러가지 이벤트를 많이 준비했다. 행운의 추첨에 당첨된 사람은 선수들이 직접 사인한 티셔츠나 유니폼을 받을 수 있었다. 언더아머가 제작한 1만엔(약 9만 7천원)짜리 브렉스 유니폼과 4천엔(약 3만 9천원)짜리 티셔츠 등 굿즈도 품질이 매우 뛰어났다. 기념품을 사기 위한 줄에 수백명이 몰렸다. 대부분의 관중들이 경기장에 와서 티셔츠를 기꺼이 구매했다. 덕분에 경기장에 약 4천 500명이 넘는 팬들이 노란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B리그 챔피언 우츠노미야는 일본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일본인 최초로 NBA에 도전해 프리시즌 피닉스에서 뛰면서 유명세를 탄 국가대표출신 베테랑 가드 타부세 유타, 일본최고의 국가대표 슈터 히에지마 마코토, 일본최고 수비수 엔도 유스케, 국가대표출신 빅맨 다케우치 코스케 등이 주축이다. 여기에 한국의 유망주 양재민까지 아시아쿼터제도로 가세해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2001-2002시즌 B리그 챔피언을 차지한 우츠노미야 브렉스의 우승 세리머니가 거행됐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들을 한 명씩 불러서 직접 우승반지를 수여했다. 사사 노리오 우츠노미야 감독은 “올 시즌에도 양재민 등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했다. 이 선수들이 힘을 낸다면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우츠노미야 구단주가 코트에 직접 나와 마이크를 잡고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는 장면은 이색적이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경기는 부대행사만 40분 했고 실제 경기는 3시 5분에 시작했다. 화려한 이벤트보다 감성적으로 팬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대단했다. 취식은 허용됐지만 육성응원은 금지됐다.
경기내용은 KBL에 비해 사실 흥미가 떨어졌다. B리그는 팀당 외국선수를 3명 보유할 수 있고 2명이 동시에 출전한다. 골밑에서 외국선수 최소 네 명이 경쟁해 일본선수가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었다. 여기에 귀화혼혈선수 한 명은 추가로 뛸 수 있고, 일본국적을 취득하면 사실상 외국인도 국내선수로 뛸 수 있다. 도요타의 경우 흑인선수 2명, 백인선수 3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중 네 명이 동시에 코트에 뛸 수 있다. 순수한 일본선수는 가드 한 명이 뛸 때도 있었다.
아시아쿼터를 사용하는 팀은 귀화선수를 쓰지 못한다. 양재민은 사실상 일본에서 외국선수와 맞먹는 경쟁력을 발휘해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양재민은 상대의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전천후로 수비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팀내에 이미 득점할 수 있는 자원은 많기 때문에 감독이 양재민에게 원하는 역할도 ‘문성곤’ 같은 궂은 일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첫 홈경기서 의욕이 넘친 양재민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경기 후 사사 노리오 우츠노미야 감독은 “양재민의 사이즈는 수비에서 도움이 된다. 리바운드도 잘한다. 오늘 득점이 없고 퇴장을 당해서 한국팬들이 만족하지 않겠지만 감독으로서는 아주 만족스럽다. 가끔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문제”라며 격려했다.
양재민은 “첫 홈경기에 관중들이 많이 오셔서 나도 모르게 조금 흥분했다. 도쿄가 우리에 대한 맞춤형 수비를 많이 준비하고 나왔더라. 내일 경기에서는 좀 더 돌파를 많이 시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우츠노미야(일본)=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영상] B리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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