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면도 있네...' 이강인 득점, '결승골' 이상의 의미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10.23 10: 20

 ‘화룡점정’이다. 이강인(21, 마요르카)이 ‘강호’이자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득점 후 이강인의 태도가 그의 골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
이강인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11라운드 발렌시아와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작렬,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풀타임을 소화, 능력을 뽐내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결승골로 정점을 찍었다. 

[사진] 이강인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의 득점은 경기가 1-1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후반 38분에 터졌다. 다니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박스 왼쪽에서 침착하게 수비를 따돌린 뒤 강력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작렬했다.
골은 넣은 뒤의 이강인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을 성장시켜준 발렌시아에 대한 예우를 다한 세리머니를 했기 때문이다.
발렌시아 유스팀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2018년 1군으로 올라선 뒤 2020-2021시즌까지 뛰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경기 출전 기회를 찾아 발렌시아에서 마요르카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강인은 이날 결승골을 넣고 포효하며 크게 기뻐하기보단 고요함을 택했다. 그는 발렌시아 팬들이 있는 관중석을 향해 머리 위로 두 손을 모아 올렸다. 과거 자신의 성장을 바라봐주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함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사진] 이강인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페인 매체 '엘 치링기토’에 따르면 이강인은 경기 후 “골을 넣어 기뻤다”면서도 “프로 선수가 된 이후 가장 이상한 느낌이었다. 발렌시아는 내게 모든 것을 주었고, 나는 여기서 성장했다. 발렌시아가 좋은 행보를 걷길 바란다"라고 진심 어린 말을 전했다.
실력과 더불어 어느새 보다 성숙해진 이강인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11월 카타르월드컵을 약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한국은 ‘공격수 부진’ 고민에 빠져있다. 최근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기대와 다른 경기력으로 팀 2군으로 강등됐고, 황희찬(울버햄튼)의 마수걸이 골은 12경기째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이강인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2골 3도움(11경기)을 올리고 있다. 한때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한국 부동의 원톱' 황의조와 황희찬의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이강인의 스페인 무대 맹활약은 벤투호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벤투 감독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강인을 지난 9월 A매치 소집 명단에 포함시켜 함께 훈련을 가졌지만, 경기에는 투입시키지 않았다.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충분히 실망할 수 있는 감독의 결정이다.
그러나 이강인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아쉬움을 좋은 경기력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실력과 성숙함, 여기에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으로 그는 월드컵 전 자신의 가치를 수직상승시키고 있다.
후반 막판 한국 벤투 감독이 생각에 잠겨있다. 2022.09.27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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