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중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 AC 밀란)가 베테랑의 리더십을 뽐냈다.
AC 밀란은 2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브라 캠(Ibra Cam)'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해당 동영상은 즐라탄이 지난 9일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보여준 행동을 담은 10분짜리 영상이다.
해당 영상 속 즐라탄은 분주했다.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에 있는 즐라탄은 사복 차림으로 선수들과 함께 벤치에 앉았다. 경기 내내 선수들을 향해 고함 질렀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득점 장면에서는 선수들을 향해 손뼉을 쳤고 끊임없이 독려했다. 경기는 2-0 밀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끝이 아니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에는 경기장을 찾아온 어린이들 앞에 나타났고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는 등 화끈한 팬 서비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즐라탄의 이러한 행동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보여준 철없는 모습과 대비된다. 호날두는 지난 20일 토트넘 홋스퍼와 치른 맞대결에서 후반 막판 에릭 텐 하흐 감독의 교체 투입 지시를 무시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단순 무단 퇴근이 아닌 감독의 투입 지시를 거부한 '출전 거부'다.
팀은 토트넘을 상대로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면서 훌륭한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종료 후 각종 매체는 맨유의 경기력과 승리보다 호날두의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호날두의 무단 퇴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라요 바예카노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음에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났다.
맨유가 지난 시즌 호날두를 영입하며 기대했던 모습은 즐라탄이 보여준 모습이었을 것이다. 어느덧 만 37세가 된 호날두에게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놀라운 득점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나이를 먹어가며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여전히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팀이 승리했음에도 스스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에 감정이 상한 모습이다. 반면 즐라탄은 지난 시즌 교체를 포함해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으며 활약했고 특유의 리더십을 빛내 팀의 주장단이 아님에도 기둥 역할을 자처하며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즐라탄은 무릎 수술로 약 7~8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즐라탄은 지난 6월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600만 원, 월급 약 2,300만 원)의 최저 임금으로 밀란과 재계약을 맺었다.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자신의 친정 팀에서 보내는 두 레전드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다. /reccos23@osen.co.kr
[사진] AC 밀란 공식 유튜브 채널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