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국내 게임 개발사 R&D 비용 1위' 엔씨소프트, 기술력 앞세워 글로벌 공략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2.10.20 08: 55

지난해 정보보호산업법이 개정되며, 올해부터 주요 기업의 IT 정보보호 관련 투자금액과 인력 수가 공개됐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IT기술 분야에 5090억 원을 투자하며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인력 역시 전체 임직원 4664명 중 57%에 해당하는 2693명이 IT를 전담하고 있어, 공시 대상에 포함된 게임사 중 가장 많았다.
높은 IT 투자 금액은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엔씨소프트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대다수의 게임업체가 퍼블리싱도 겸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자체 IP를 중심으로 게임을 직접 개발해 서비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AI, 사운드, 비주얼 등에 투자하는 R&D 비용도 높기 때문에 이번 공시는 게임 개발사이자 기술 기업으로서 엔씨소프트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꾸준히 R&D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회사다. 김택진 대표는 5월 초 ‘신입사원과의 대화’에서 회사의 비전에 대한 질문에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인류에게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기 위함”이라며 “엔씨는 새로운 기술을 향한 인류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2021년 연매출의 19%를 R&D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개발 행보를 보였다.

기술에 투자하는 엔씨소프트의 가치관 아래 인재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AI, 디지털 휴먼 등의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를 영입했다. 이제희 최고연구책임자는 2003년부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한 컴퓨터 그래픽스 및 애니메이션 분야의 석학이다. 7월에는 글로벌 아트 리더에 다니엘 도시우를, 디지털 액터 실장에 정병건 상무를 영입하며 비주얼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글로벌 게임 개발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엔씨소프트의 R&D 투자는 글로벌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해외 및 로열티 매출은 2205억 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35%를 차지했다. 특히 길드워2의 활약으로 북미∙유럽 지역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의 성공적인 안착을 통한 아시아 지역 매출의 약진도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해외 및 로열티 매출 733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국내에 집중되었던 매출 구조를 해외 각 지역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작을 공개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공개한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 콘솔 게임 ‘프로젝트M’의 트레일러는 3D 스캔, 모션 캡처, VFX(시각특수효과) 등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했다. 캐릭터의 표정과 움직임 등이 세밀하게 구현되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레일러는 공개 이후 53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국내외 이용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PC 콘솔 MMORPG 타이틀 TL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차세대 MMO’를 목표로 개발하는 게임답게, 다채롭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동일한 지역 안에서도 날씨가 바뀌면 지형이 변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투 흐름이 바뀐다.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몬스터가 등장하기도 하는 등 글로벌 이용자의 기호를 고려해 환경과의 상호작용 요소가 포함됐다. MMORPG의 불모지로 불려온 콘솔 시장에 엔씨소프트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100%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으로만 제작한 TL 트레일러 영상은 89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특히 절반 이상의 조회수가 해외 이용자 나오고 있고, 주요 연령층이 20~30대로 젊은 게이머의 비중이 높아 해외에서의 성공 기대감이 높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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