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베테랑' 고경민(35, 경남)이 승격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경남FC는 19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부천FC1995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2 2022 준 플레이오프를 치러 3-2로 승리했다.
양 팀 통틀어 파울만 25개가 쏟아져 나온 혈투였다. 후반전엔 쫓고 쫓기는 득점 행진이 펼쳐지기도 했다.
후반 11분 경남 모재현의 선제골이 들어갔고 곧이어 후반 17분 이동희의 동점 골이 터졌다. 또한 후반 30분 이광진이 프리킥으로 재차 앞서 나가는 골을 뽑아내자 3분 뒤 부천은 코너킥 상황 송홍민이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기회를 잡은 경남은 골키퍼 고동민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득점을 노렸다. 이 때 '극장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서 올린 코너킥을 티아고가 헤더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치열했던 이번 경기는 그대로 경남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후 OSEN은 이번 플레이오프까지 통틀어 총 6번의 플레이오프 무대를 치르고 있는 경남의 베테랑 공격수 고경민(35)을 만났다.
고경민은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나왔다. 설기현 감독이 라커룸을 떠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을까. 고경민은 "감독님께서는 너무 흥분하셔서 기자회견에서 횡설수설 했다더라.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을때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까지 고경민은 총 6번의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그는 "이번까지 총 6번이다. 많이 해봤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해줬다. 2위에서도 플레이오프를 치러봤고 3위에서도 치러봤다. 밑에서 올라가는 팀은 불리한 것이 많다. 상대 원정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경민은 "우리가 이 조건을 이겨내려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내성적이고 파이팅이 적은 선수들이 포백 라인에 좀 있다. 어린 선수들이다. 그렇게 해서 물론 잘 될 수도 있지만, 정말 한번 미쳐서 의욕을 내뿜어야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 선제골은 경남이 넣었다. 또 1-1 상황에서 2-1로 앞서 가는 골도 경남이 넣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천은 10분도 채 되기 전 동점을 만들며 무섭게 추격했다.
고경민은 "정신이 없었다. 세트피스에서 2골을 내줬다. 멍했다. 모두가 멍했다. 하지만 부천의 2번째 골이 들어가고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전반전보다 후반전 티아고, (모)재현을 믿었다. 감독님도 말씀은 따로 안 하셨지만, 선수들도 다 알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펼치긴 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노렸다"라고 밝혔다.
또한 "선수들 눈빛만 봐도 알고 있었다. 웃겼던 건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다 뛰어나와서 좋아한 뒤 얼굴을 보니 경기 뛴 선수들 마냥 힘들어서 힘을 고르더라. 엄청 흥분했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고경민은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 하는 이야기가 하나같이 똑같았다"라며 "선수들이 전부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하더라.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있었다. 이런 점이 통했던 것 같다. 결과를 만들어낸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경기 승리한 경남은 승격을 향한 다음 관문, 23일 열리는 안양과 경기로 향하게 됐다. /reccos23@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