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만 6번' 베테랑 고경민, "악조건 이겨내려면 미쳐야 합니다" [오!쎈 인터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2.10.20 06: 15

수차례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베테랑' 고경민(35, 경남)이 승격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경남FC는 19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부천FC1995를 상대로 하나원큐 K리그2 2022 준 플레이오프를 치러 3-2로 승리했다.
양 팀 통틀어 파울만 25개가 쏟아져 나온 혈투였다. 후반전엔 쫓고 쫓기는 득점 행진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후반 11분 경남 모재현의 선제골이 들어갔고 곧이어 후반 17분 이동희의 동점 골이 터졌다. 또한 후반 30분 이광진이 프리킥으로 재차 앞서 나가는 골을 뽑아내자 3분 뒤 부천은 코너킥 상황 송홍민이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기회를 잡은 경남은 골키퍼 고동민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득점을 노렸다. 이 때 '극장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서 올린 코너킥을 티아고가 헤더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치열했던 이번 경기는 그대로 경남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후 OSEN은 이번 플레이오프까지 통틀어 총 6번의 플레이오프 무대를 치르고 있는 경남의 베테랑 공격수 고경민(35)을 만났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경민은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나왔다. 설기현 감독이 라커룸을 떠난 뒤에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을까. 고경민은 "감독님께서는 너무 흥분하셔서 기자회견에서 횡설수설 했다더라.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을때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까지 고경민은 총 6번의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그는 "이번까지 총 6번이다. 많이 해봤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자세에 관해 이야기해줬다. 2위에서도 플레이오프를 치러봤고 3위에서도 치러봤다. 밑에서 올라가는 팀은 불리한 것이 많다. 상대 원정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경민은 "우리가 이 조건을 이겨내려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미쳐야 한다고 말했다. 내성적이고 파이팅이 적은 선수들이 포백 라인에 좀 있다. 어린 선수들이다. 그렇게 해서 물론 잘 될 수도 있지만, 정말 한번 미쳐서 의욕을 내뿜어야 불리한 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 선제골은 경남이 넣었다. 또 1-1 상황에서 2-1로 앞서 가는 골도 경남이 넣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천은 10분도 채 되기 전 동점을 만들며 무섭게 추격했다.
고경민은 "정신이 없었다. 세트피스에서 2골을 내줬다. 멍했다. 모두가 멍했다. 하지만 부천의 2번째 골이 들어가고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무조건 할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면서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전반전보다 후반전 티아고, (모)재현을 믿었다. 감독님도 말씀은 따로 안 하셨지만, 선수들도 다 알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펼치긴 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노렸다"라고 밝혔다. 
또한 "선수들 눈빛만 봐도 알고 있었다. 웃겼던 건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다 뛰어나와서 좋아한 뒤 얼굴을 보니 경기 뛴 선수들 마냥 힘들어서 힘을 고르더라. 엄청 흥분했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고경민은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 하는 이야기가 하나같이 똑같았다"라며 "선수들이 전부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하더라.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있었다. 이런 점이 통했던 것 같다. 결과를 만들어낸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경기 승리한 경남은 승격을 향한 다음 관문, 23일 열리는 안양과 경기로 향하게 됐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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