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혈질 성격에서도 배웠다" 박항서와 이별 앞둔 베트남 스태프들의 슬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10.18 05: 28

베트남 현지인 스태프들은 박항서 감독과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박항서 감독은 17일 소속사인 디제이매니지먼트를 통해 "베트남축구협회(VFF)와 2023년 1월 만료하는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감독은 계약 기간인 2023년 1월 31일까지만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박 감독은 12월 개막하는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미쓰비시컵)까지만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함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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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소하'는 18일 박 감독이 지난 5년 동안 베트남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코칭스태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 부분에서 활약했던 '박항서 도우미들'이 박 감독과 이별을 앞두고 어떤 심정을 가지고 있는지 담아냈다.
2019년부터 박 감독의 통역을 맡고 있는 부 안 탕(30)은 "팬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박 감독이 VFF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슬프고 실망스러웠다"면서 "나와 모두는 그의 이미지에 너무 익숙하다. 모두가 분명 박 감독이 더 오래 베트남 축구를 맡아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오랜기간 그를 도우면서 A대표팀과 U23 대표팀에서 박 감독이 겪었던 엄청난 압박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지칠 줄 모르게 공헌해 박 감독도 늙었다"고 말해 박 감독이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탕은 박 감독과 함께한 기억에 대해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하기가 어렵다. 통역은 감독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23세팀이 2019 동남아시아(SEA) 게임에서 우승한 순간일 것이다. 공식적으로 박 감독이 23세팀을 이끈 마지막 경기였다. 결승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의 감동적인 말을 통역한 것이 바로 나였다"고 떠올렸다. 
안 탕은 "그동안 박 감독으로부터 전문적인 예절을 배웠다. 매사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법을 배웠고 훈련장에서 진지함을 배웠다. 또 일상생활에서 재미와 유머를 배웠고 존경심을 배웠다. "국가정신, 가족 가치, 그리고 그의 다혈질 성격에서도 배운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부 홍 비엣 코치도 "박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첫째 매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팀을 조직하는 법, 팀의 규율, 일상 생활과 경기 중 선수들의 심리를 돕는 방법, 경기와 일하는 중 훈련 방법은 아주 과학적이고 전문적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박 감독은 월드컵 3차 예선에서 많은 경기를 치를 때 나의 전문 지식을 참고해 실천했다"면서 "그런 부분은 나를 아주 행복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골키퍼 코치인 응우옌 둑 칸은 "박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 외국인 파트너들은 팬들에게 깊은 애정을 줬다"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그를 아주 존경한다. 박 감독과 함께 일하게 돼 행운이었다. 더 이상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일하지 않겠지만 늘 건강과 평화가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고마워했다. 
지난 2017년부터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베트남 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계 전반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23세 이하 베트남 대표팀에서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우승, 2018 아시안게임 4위, 2019년과 2021년 동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베트남 A대표팀에서는 2018 AFF 챔피언십 우승, 2019 AFC 아시안컵 8강,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쾌거를 이뤘다.
더불어 박 감독은 2018년 11월 19일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을 아세안 국가 중 1위, 동시에 FIFA 랭킹 100위권 국가로 진입시켰다. 또한 현재까지도 이를 유지하며 베트남을 아세안 국가 중 FIFA 랭킹 100위권에 가장 긴 기간 유지한 국가로 남게 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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