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계획된' 오일머니에 패한 아시안컵 유치전 [우충원의 유구다언]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2.10.18 06: 08

아시아축구연맹(AFC)는 지난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23 AFC 아시안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했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월드컵 개최국이기도 한 카타르는 이로써 1988년, 2011년에 이어 3번째로 아시안컵을 유치하게 됐다.
아울러 카타르는 2024년 열리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까지 연달아 개최하게 됐다.

이번 아시안컵은 원래 중국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으로 중국이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AFC 측은 개최지를 다시 선정하고 있었다.
유치지가 재논의되기 시작하자 카타르와 인도네시아 등 국가가 신청서를 냈고 대한민국 역시 정부 차원에서 나서서 유치국에 선정되고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카타르와 견주기 어려웠다. 막강한 자본을 갖춘 카타르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위해 준비한 최고급 인프라와 오일 머니 등을 앞세워 우위를 점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카타르가 AFC에 대회 유치 조건으로 아시아축구발전기금과 본선 참가국의 항공료와 체제 비용까지 부담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2023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축구에 대한 애정과 함께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월드컵이 끝난 후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안이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스타디움을 꾸준히 사용하면서 월드컵 사후에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관계자는 "카타르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철저하게 아시안컵 유치를 준비했다. 단순히 월드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비용이 투입된 스타디움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방법을 찾았다. 아시안컵 유치 전 결정된 23세 이하 아시안컵도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심지어 2030년 아시안게임도 유치에 성공했다. 
AFC는 철저하게 산업적인 측면에서 아시안컵 개최지를 선정했다. 카타르가 국가적인 지원을 받고 개최지 선정에 나선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몇 개 국가에서 유치의지를 나타내자 유치신청서 제출 마감 기한을 연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AFC에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이유였다. 
결국 카타르는 월드컵 스타디움 이용을 위해 국가적으로 지원했다. AFC 발전기금과 참가국에 대한 항공료 및 체제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카타르는 스포츠를 통해 사회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축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회체육 발전을 통해 국민들의 자존심을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스포츠 클럽(SC)은 한국에 버금갈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한다. 또 한국의 태릉선수촌과 같은 에스파이어 아카데미를 통해 도쿄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종목서 금메달을 따낸 무타스 에사 바심을 키워냈다. 
결국 아시안컵 유치 실패는 철저한 계획을 갖고 치열하게 임한 오일머니에 패한 것이다.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고 기획도 부족했고 머니게임서도 한국은 밀릴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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