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성남 FC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 1 2022 37라운드(파이널B 4라운드) FC 서울과 맞대결을 펼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성남은 승점 29점(7승 8무 22패)을 만들었고 승점 추가에 실패한 서울은 9위(43점, 10승 13무 14패)에 머물렀다.
이날 서울의 우세가 전망 됐지만 성남 선수들이 더욱 치열하게 임했다. 이미 K리그 2로 강등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성남 선수단은 치열했다. 그 결과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승리 일등 공신인 성남 골키퍼 김영광은 "강등이 결정됐지만 남은 2경기 만큼은 연승을 해서 팬 분들에게 성남 FC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강등을 확정한 경기에서 팬 분들이 우리에게 뭐라고 많이 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격려를 해 주시더라. 그게 더 슬펐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나도 이런 마음인데 팬 분들은 어떤 마음일까. 더 힘들었을 텐데. 그래서 감사했다. 남은 경기는 꼭 이겨드리고 싶었다. 어떻게 해서든 말이다. 감독님도 팬들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 강등됐지만 미래를 위해서 잘해야 한다, 끝까지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부분들이 선수들을 이끌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광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강등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이었다.
김영광은 "팬 분들께서 수원FC전 끝나고 남은 2경기는 제발 2연승 해서 자존심 회복 해달라고 부탁을 해주셨다. 대구전은 생각도 안 했다. 일단 오늘 경기를 이겨야 연승을 할 수 있다. 우리가 강등됐지만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팬 분들에게 조금이라고 기쁨을 주자고 다짐했다. 승리로 이어져서 팬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렸다는 점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20년 동안 프로 생활을 펼친 그는 "후배들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선수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도 너무 미안하다. 앞으로 어떤 곳에서 뛰게 될지 모르지만 후배들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어려운 일도 있었고 즐거운 일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