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K리그를 제패했다.
울산은 16일 오후 2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에서 후반전 엄원상의 극적인 동점골과 마틴 아담의 결승골이 터져 홈팀 강원FC를 2-1로 이겼다. 울산(22승10무5패, 승점 76점)은 2위 전북(승점 67점) 대 제주전의 결과와 상관없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구단 역사상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다음은 우승 후 홍명보 감독과 공식기자회견 일문일답.
- 우승소감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멋진 일을 이뤄냈다. 챔피언 타이틀이 오랫동안 없었다. 우리 선수들은 올 시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고수했다. 대단한 일이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다. 선수단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믿음을 갖고 기다려준 서포터들 감사드린다. 김광국 단장을 비롯한 구단관계자들 감사드린다.
실점 후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말로 마지막 20분을 1년동안 해왔던 경기를 했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 해동안 울산현대가 좋은 축구를 표현하는데 감독으로서 더욱 감사드린다.
(기자회견 중 선수들이 홍명보 감독의 얼굴에 물을 뿌렸다.)
물 먹은 것보다 훨씬 기분 좋다. 하하. 작년에 처음 K리그 경험을 했다. 반복된 두 번째 실수는 허용하지 않았다.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
- 지도자로 K리그 첫 우승인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매순간 쉬지 않았다. 시즌 시작 후 몇몇 선수들 이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했다. 새로운 대안이 나타났다. 상대팀에게 읽히면서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 다행히 좋은 선수들을 만나서 여기까지 무사히 잘왔다.
- 선수로서 감독으로 K리그를 모두 우승한 네 번째 인물이 됐는데?
제가 K리그 2년차다. 감독으로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 덕분이다. 92년 프로 첫 신인으로 들어와 그해 (포항에서) 우승했다. 감독이 되어서 우승하니 기쁨이 두 배 이상이다.
- 홍명보 10년 주기설이 있는데?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저도 고민을 해봐서 2032년에 뭘할까 생각 중이다. 하하. 매해 열심히 했다. 우연찮게 그런 결과가 나왔다. 올해도 의식하지 않았지만 열심히 한 해다. 2032년에 다시 보시죠.
- 이청용 MVP 가능성은?
작년에 주장을 시키면서 팀에 융화를 만들었다. 이청용이 커리어에 맞게 팀을 잘 이끌어줬다. 특히 올해 경기출전시간이 나이에 비해 힘든 경기에 들어가 더욱 빛을 내줬다. 훌륭한 한 해를 보냈다. 부상도 많지 않았다. 이청용이 MVP 당연히 타야 한다.
-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오늘 가장 밝게 웃었는데?
2012년도 밝게 웃었다. 오늘도 밝게 웃었다. 언제가 낫다고 말할 수 없다. 10년에 한 번씩 웃을 수 있어서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
- 우승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 정도였나?
많이 힘들었다. 앞에서 뛰니까 페이스 조절이 안되는 순간이 있었다.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들은 앞을 보지만 선봉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뛰는 것이 쉽지 않다. 1위를 탈환한 이후 앞으로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 전북의 우승 독주를 저지했는데?
징크스를 넘는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그것을 이겨내려면 정말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경기 전북을 이기고 포항을 만났을 때 당연히 이길거라 생각했지만 실질적으로 우승한 경기도 포항전이 더 중요했다. 만약 그 경기에서 예전처럼 패했다면 오늘 경기도 심적으로 부담감을 가질 수 있었다. 포항전 승점 1점이 굉장히 중요했다.
앞으로 울산현대가 어떤 팀으로 갈지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K리그를 모든 면에서 선도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꼭 좋은 선수만 데리고 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선수들을 데리고 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춘천=김성락 기자 ks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