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득점 1・2위' 고재현-세징야 득점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오!쎈 수원]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10.13 04: 45

 대구FC의 사실상 1부리그 ‘잔류’가 걸린 경기. 심지어 원정이었다. 살 떨리는 경기에서 팀 내 최다득점 1, 2위 고재현(13골), 세징야(11골・이상 대구)가 나란히 골을 작렬했다. 역시 에이스였다.
대구는 1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B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최근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린 대구는 10승14무12패, 승점 44를 기록하며 기존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마지노선인 9위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순위를 마크하며 사실상 올시즌 잔류를 알렸다. 

1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6라운드 수원 삼성과 대구 FC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대구 세징야가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2022.10.12 /sunday@osen.co.kr

반면 역시나 잔류가 간절한 수원은 9승 11무 16패, 승점 38로 10위 제자리걸음을 했다. 현 순위를 유지하면 수원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대구가 잔류 9부 능선을 이날 승리로 넘었는데, 그동안 팀 내 득점을 책임지던 고재현과 세징야가 역시나 골을 넣어준 덕이 크다.
고재현이 선제골을 넣었다. 0-0이던 전반 20분. 아크 정면 근처에서 드리블하던 세징야에 수원 수비진 3명이 달라붙을 때 고재현은 조용히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세징야의 발에 있던 공은 어느새 고재현에게 전달됐고, 골망이 흔들렸다.
대구는 후반 초반 리드를 잃었다. 후반 5분 안병준에게 코너킥 위기에서 헤더골을 내줬다. 이후 수원의 파상공세에 여러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대구에는 ‘구세주’ 세징야가 있었다. 그는 후반 35분 좌측면에서 올라오는 홍 철의 기가 막힌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대 수원의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그대로 대구의 한 골차 승리로 종료됐다.
[사진] 고재현 / 한국프로축구연맹.
가장 중요할 때 에이스가 침묵하는 사례는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부담감이 실력을 지배한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고재현과 세징야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반드시 해줘야 할 때 나란히 득점 소식을 전했다.
경기 후 최원권 대구 감독 대행은 득점을 올린 두 선수에 대해 “(고)재현이과 세징야는 (나와 함께한 지) 오래됐다”며 “제가 대구에 오래 있으면서 선수들과 쌓았던 유대관계가 결과로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전했다.
최 감독 대행은 2016년 플레잉코치를 시작으로 코치, 수석코치를 거쳐 현 감독 대행까지 대구에서 줄곧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세징야는 “우린 생존 경쟁 속 경기를 치렀다. 힘들었고, 격렬했다. 득점 찬스를 잘 살려 승리할 수 있었지 않았나”라며 “(제가) 득점하기 전 상황을 돌아보면 우리(대구)가 동점골을 내주면서 밀리고 있었다. 추가 득점이 필요했는데, (마침) 득점했다. 순간 폭발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며 웃었다.
고재현은 “골로 대구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제가 잘해서 골을 넣는다기보단 세징야나 주변 선수들 덕분이다. 너무 잘 도와줘서 저한테 좋은 찬스가 생겼고, 그 기회에서 골을 넣었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추면서 “오늘 제 골의 지분도 세징야가 7이고 제가 3”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다른 동료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고재현은 “90분 동안 열심히 뛰어준 수비수 형들을 비롯해 모두 고맙다”고 강조 또 강조했다.
팬들도 있지 않았다. 그는 "저희가 힘들 때나 좋을 때나 항상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신 팬분들, 정말 감사하다. 많이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도, 지금의 좋은 시기도 항상 함께 해주시는데 그게 축구가 저에게 주는 감동"이라고 진심으로 전했다.
[사진] '팬들을 위한 하트' 고재현 / 노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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