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는 역시 슈퍼매치였다. 온종일 내리는 장대비도 아쉬운 무득점도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식힐 순 없었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9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슈퍼매치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새벽부터 거센 빗줄기가 이어졌지만, 관중석은 양 팀 팬들로 가득했다. 지난 9월 맞대결에서 태풍 '힌남노'에도 14625명이 모여들었던 K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 슈퍼매치인만큼, 이날도 총 10818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수원 홈 팬들이 자리 잡은 N석은 파란 우비의 물결로 가득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수원 팬들은 깃발은 물론 청백적의 풍선과 우산까지 흔들며 응원 열기를 더했다.
원정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궂은 날씨에도 먼 걸음을 옮긴 서울 팬들은 빨간 우비를 입고 한데 뭉쳐 열띤 응원을 펼쳤다. 비록 숫자는 조금 적을지라도 기세만큼은 결코 밀리지 않은 서울의 원정 팬들이었다.
자연스레 경기장은 90분 내내 팬들의 응원 함성으로 가득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목청 높여 응원가를 부르던 팬들의 목소리는 거센 빗소리와 약 13°C까지 떨어진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수원 팬들은 연달아 "수원 언제나 우린 너와 함께해"를 연호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고, 서울 팬들 역시 "위대한 서울을 위하여"를 노래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치열한 경기 내용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던 양 팀 서포터들의 응원전이었다.
선수들도 뜨겁게 맞붙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몸을 아끼지 않고 부딪치며 두 차례나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상민은 전반 도중 수비 과정에서 일류첸코와 충돌하며 출혈까지 발생했지만, 붕대를 감고 풀타임을 소화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던 응원전과 마찬가지로 양 팀의 치열했던 승부도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은 중원에서부터 거세게 부딪치며 쉽사리 슈팅까지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끝까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빗속에서 열린 99번째 슈퍼매치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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