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과 FC서울이 90분 동안 빗속에서 치열한 혈투를 벌였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이는 없었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9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슈퍼매치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1점을 추가한 수원은 승점 38점을 만들며 한 경기 덜 치른 9위 대구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다득점에서 밀리며 10위에 머물렀다. 서울 역시 승점 42점을 기록하며 8위 자리를 지켰다.
홈팀 수원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오현규-전진우가 투톱을 형성했고 마나부-정승원-이종성-류승우가 허리를 책임졌다. 이기제-불투이스-고명석-김태환이 수비진을 꾸렸고 노동건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원정팀 서울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나상호-일류첸코-강성진이 최전방에 나섰고 김진야-기성용-팔로세비치-윤종규가 뒤를 받쳤다. 김주성-오스마르-이상민이 수비 라인을 형성했고 양한빈 골키퍼가 장갑을 꼈다.
수원이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10분 불투이스가 기습적으로 좌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줬다. 이를 전진우가 머리에 맞춰봤으나 공은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서울이 반격했다. 전반 22분 김진야가 박스 왼쪽에서 낮고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노렸다. 공은 불투이스 다리 사이로 빠져 들어가며 골문 안으로 향하는가 싶었지만, 노동건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뜨거운 경기를 펼치던 양 팀은 신경전까지 벌였다. 전반 37분 김태환과 나상호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상호가 쓰러졌고, 직후에는 김태환과 김진야가 부딪치며 김태환이 쓰러졌다. 이를 본 전진우가 김진야에게 항의하며 짧은 언쟁이 오갔다.
수원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안병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병근 감독은 마나부를 대신해 안병준을 투입하며 전방에 힘과 높이를 더했다.
후반 2분 강성진이 날카로운 왼발을 자랑했다. 그는 우측에서 치고 들어가며 왼발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노동건 골키퍼가 다시 한번 몸을 날려 옆으로 쳐냈다.
양 팀 선수들이 다시 한번 충돌했다. 후반 20분 일류첸코와 이기제가 중앙선 부근에서 공중볼 경합을 벌인 뒤 일류첸코가 이기제의 몸을 두 손으로 밀쳤다. 이기제 역시 격하게 반응하며 달려들었고, 노동건 골키퍼까지 합류해 두 선수를 뜯어말렸다. 일류첸코와 이기제, 오현규가 경고를 받았다.
서울도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안익수 감독은 후반 25분 경고가 있는 일류첸코를 불러들이고 조영욱을 투입하며 최전방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32분에는 나상호를 빼고 정한민을 내보냈다.
후반 44분 서울이 아쉬움을 삼켰다. 불투이스의 태클이 빗나가면서 강성진의 전진 패스가 조영욱에게 연결됐다. 그러나 그의 슈팅은 너무나 힘이 실리며 골문 위로 높이 솟구치고 말았다.
경기 종료 직전 오현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그는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넘어졌지만, 주심은 오현규의 시뮬레이션 반칙을 선언하고 옐로카드를 꺼냈다. 오현규는 억울함을 표하며 오랫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골은 터지지 않았다. 빗속에서 열린 99번째 슈퍼매치는 득점 없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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