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치를 잃은 토트넘 선수단의 애도 마음이 담긴 특별한 유니폼이 있다.
토트넘은 9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튼과 2022-20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를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20이 된 토트넘은 2위 아스날(승점 21)에 이어 리그 3위를 유지했다. 브라이튼(승점 14)은 6위.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34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쳤다. 고대했던 리그 4호골을 터트리진 못했지만 리그 2호 도움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이 결승골을 넣었다. 이 득점을 손흥민이 도왔다.
전반 22분 브라이튼 골문 오른쪽에 있던 손흥민은 직접 슈팅으로 골을 노리는 듯싶었다. 이는 케인의 머리 맞고 골이 됐다. 손흥민의 시즌 리그 2호 도움. 이 둘은 EPL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을 43골로 늘렸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 1-0 승리로 종료.
이 경기 전 토트넘은 비보를 접했다. 구단은 지난 6일 "선수들의 피지컬 관리를 책임졌던 잔피에로 벤트로네 코치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사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급성백혈병이라고 다수의 현지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향년 62세.
지난해 11월 토트넘에 합류한 벤트로네 코치는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그는 올시즌 초 손흥민이 무득점 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옆에서 큰 힘을 줬다. 레스터시티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드디어 골 침묵을 깬 손흥민과 깊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비통한 소식을 접한 손흥민은 SNS를 통해 "정말 특별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며 "벤트로네 코치는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도와줬다. 감사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브라이튼전 승리로 벤트로네 코치를 추모하길 바랐다. 선발 출전했던 라이언 세세뇽은 경기 후 SNS를 통해 "아주 중요한 승리다. 벤트로네 코치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승리했지만 슬픔에 잠겨 웃을 수 없는 상황 속의 토트넘이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따르면 콘테 감독은 “솔직히 여기에 와서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정말, 정말 어려웠다. 지난 3일 동안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프랑크푸르트(5일, 0-0 무승부)와 경기가 끝난 뒤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병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예상할 수 없었다”며 비통한 마음을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일이 생기면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정을 숨기는 것은 매우 어렵다. 모두가 고통에 빠졌다. 인생은 때때로 좋지 않은 때가 있다. 우리는 영원히 그(벤트로네 코치)와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킥 오프 전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경기장은 추모 분위기로 가득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킥오프 바로 직전 1분간 팬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벤트로네 코치를 기렸다. 이를 보고 있던 콘테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또한 벤트로네 코치 이름이 새겨진 토트넘 유니폼도 카메라에 잡혔다.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벤트로네 코치 이름만 새겨져 있던 유니폼에 어느새 토트넘 선수단 사인이 가득 채워졌다. 경기 후 토트넘 SNS는 해당 유니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고맙다"는 짧은 멘트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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