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A매치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트렸던 손흥민(30, 토트넘)이 소속팀에서도 키커로 선택받았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토트넘에서 프리킥 전담 키커로 나설 손흥민의 모습이 더 많아질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하는 대목이다.
토트넘은 9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튼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라이튼과 2022-20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를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20이 된 토트넘은 2위 아스날(승점 21)에 이어 리그 3위를 유지했다. 브라이튼(승점 14)은 6위.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34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쳤다. 고대했던 리그 4호골을 터트리진 못했지만 리그 2호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단짝’ 해리 케인과 합을 맞춰 골을 넣었다. 전반 22분 브라이튼 골문 오른쪽에 있던 손흥민은 직접 슈팅으로 골을 노리는 듯싶었다. 이는 케인의 머리 맞고 골이 됐다. 손흥민의 시즌 리그 2호 도움. 이 둘은 EPL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을 43골로 늘렸다.
앞서 손흥민은 직접 골을 겨냥하기도 했다. 전반 3분 케인이 왼쪽 박스 바로 밖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손흥민이 나서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다. 이는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토트넘 전담 키커’ 케인 대신 손흥민이 프리킥을 책임졌는데, 이는 손흥민의 한국 대표팀 내 프리킥골 활약이 시발점일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2-2 무)에서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1분 상대 페널티박스 외곽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6월 A매치부터 손흥민은 프리킥으로만 3골을 작렬했다. 이에 최근 영국 내에선 ‘손흥민을 토트넘 전담 키커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수수께끼를 토트넘이 풀지 못하고 있다”면서 “손흥민에게 프리킥을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기도.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토트넘은 2017년부터 무려 124번의 직접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득점은 단 4골에 그쳤다. EPL에서 하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에 지난달 30일 아스날과 EPL 9라운드를 앞두고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프리킥 키커 전담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콘테 감독은 “손흥민은 세트피스를 맡아야 하는 세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면서 "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가 나머지 2명이다. 확실히 지금은 손흥민이 골을 넣었기 때문에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애매하게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손흥민이 좋은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서면서 콘테 감독도 손흥민의 프리킥 능력을 전보다 높게 사는 것으로 보인다. 케인이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손흥민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먼거리에서 얻어낸 프리킥도 직접 처리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