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가 포항 스틸러스를 제압하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제르소의 기가막힌 힐패스가 시발점이었다.
제주는 8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승점 49를 기록, 기존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K리그1 3위팀까지 ACL 티켓이 주어진다. 여기에 FA컵 결승에 오른 전북( K리그1 2위)이 우승을 차지할 경우 4위도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 딱 커트라인에 걸려있는 제주다.
포항은 승점 55, 제자리걸음을 하며 3위를 유지했다.
제르소의 기가막힌 힐패스가 이번 매치의 백미였다.
전반 8분 제주가 선제골을 넣었는데, 이때 제르소의 힐패스가 나왔다. 박스 안에서 수비 한 명을 달고 있던 제르소는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는 윤빛가람을 보고 수비를 완전히 속이는 ‘택배 힐 패스’를 건넸다. 공은 자석처럼 윤빛가람의 발끝에 착 붙었고, 포항의 골망이 흔들렸다.
먼저 골망의 가른 제주는 전반 35분 김승대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종료 7분 전 이창민의 페널티킥 골이 터지면서 기분 좋은 원정 승리를 따냈다.
제르소의 감각적인 패스가 이날 승리의 첫걸음이었다. 시즌 7호 도움. 해설진도 모두 놀라워했다.
한편 ‘결승골 주인공’ 이창민은 경기 후 방송과 인터뷰에서 “스플릿 첫 매치였던 강원과 경기(1-2 패)에서 져서 팬분들이 실망했을 것 같다. 오늘 실망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하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페널티킥을 차기 전 잠시 ‘베테랑’ 구자철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창민은 “벤치에서 저한테 차라고 했는데 자철이 형이 올해 골이 없어서 물어봤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웃었다.
제주는 전반에 비해 후반에 ‘홈팀’ 포항에 고전했다. 이에 대해 이창민은 “전반전 땐 전방에서 우리가 상대를 괴롭혔다. 그런 부분이 먹혔다. 후반전엔 내려서다 보니 거기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제주 남기일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 덕분에 원정 2연전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이 기세 계속 이어가겠다. 아내의 몸이 안 좋아 잠시 나가 있는 마철준 코치에게 힘을 주자는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닿기를 바란다. 제주가 응원한다고 이 자리를 통해 전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선제골 주인공’ 윤빛가람은 득점을 올린 뒤 주장 정운과 함께 아내가 급성 백혈병을 앓는 제주 마철준 코치를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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