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특급선수들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유독 저스틴 구탕(25, LG)은 잠잠하다.
창원 LG는 7일 통영체육관에서 개최된 ‘2022 MG새마을금고 KBL컵대회 4강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78-82로 패해 탈락했다. LG는 예선을 2연승으로 통과했지만 4강전서 고배를 들어 우승에 실패했다.
이번 컵대회를 통해 필리핀출신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선 알바노(26, DB)와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23, 현대모비스)는 곧바로 소속팀의 주전가드 자리를 꿰차며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필리핀선수 특유의 화려한 드리블과 감각적인 패스는 국내선수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장점이다. 렌즈 아반도(24, KGC)는 폭발적인 점프와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무를 상대로 19점을 넣었다.
하지만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는 선수도 있다. 구탕이 대표적이다. 그는 컵대회 세 경기에 출전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외국선수가 없는 상무를 상대로 구탕은 6분 34초를 뛰면서 2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슈팅은 시도자체가 없었다.
KGC전도 마찬가지였다. 구탕은 2분 8초 출전에 그쳤고 역시 슛 시도 없이 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와 4강전서 구탕은 처음으로 2점슛을 하나 시도해 실패했다. 어시스트 하나가 기록의 전부다. 3경기서 무득점도 놀랍지만 슛 시도가 단 하나였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다. LG의 공격전술에 아예 참여를 못했다는 의미다.
조상현 감독은 구탕에 대해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됐다. 구탕이 수비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한국에서 이런 조직적인 수비를 처음 경험해본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탕은 체력도 떨어지고 팀 수비가 되지 않기에 장시간 기용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포워드형 선수라 혼자서 치고 들어가 득점할 수 있는 개인기도 아쉽다. 외곽슛도 없고 사이즈마저 국내선수에게 뒤진다. 그나마 구탕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를 잡아 치고 나가고, 패스를 뿌려주는 모습은 좋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아시아쿼터 선수는 국내선수 샐러리캡이 적용되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선수와 같은 운명이다. 한국선수는 성장을 기다려주지만 외국선수는 기량이 떨어지면 시즌 중 바로 퇴출될 수 있다. 아시아쿼터선수 역시 4라운드까지 자유로운 교체가 가능하다. 구탕이 퇴출을 면하려면 한국무대에 빨리 적응해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