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촉발 ‘망사용료’ 논란… 방통위원장 “법 위반 검토하겠다”
OSEN 임재형 기자
발행 2022.10.07 15: 18

 ‘망사용료’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의 화질 제한 조치로 국내 시청자들이 큰 불편함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트위치의 법 위반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전기통신사업법상 인터넷 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이용을 어렵게 해선 안되는데, 이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트위치, 유튜브에 대한 시정명령, 과징금 검토에 대한 질의에 “현재 트위치는 화질 저하가 발생해 검토 중이다”라고 답했다.
트위치는 지난 9월 29일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 내 동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트위치의 이같은 조치는 ‘망사용료’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015년부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트위치는 그간 국내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사)를 통해 ‘망 사용료’를 납부해왔다. 트위치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경쟁 플랫폼을 제치고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점점 운영비 부담이 누적됐다.

트위치의 720p 화질 제한으로 해당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하던 이용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 당장 트위치는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e스포츠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의 콘텐츠 공급자다. 현재 진행 중인 2022 롤드컵에서 한국 트위치 플랫폼 시청자는 HD급 화질로 경기를 봐야 한다.
트위치의 제한 행위는 전기통신사업법상 ‘전기통신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을 거부하면 안된다’는 조항을 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트위치가 서비스 제한이 아닌 ‘화질 제한’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실제로 이용자가 어려움을 겪은 것에 대해선 분명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선 “화질이 낮아도 정당한 콘텐츠를 제공했다”는 해석이 있을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검토는 향후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콘텐츠 사업자)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4K급 화질 옵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들에게 4K급 해상도를 지원하며, 일반 이용자는 이보다 낮은 FHD급 해상도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아울러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망무임승차방지법’ 입법 반대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5일 트위치에 화질 저하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는 공개 질의서를 전달했다. KTOA 측은 “한국에서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용자에게 화질 저하 조치를 한 행위가 트위치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서비스가 아무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제공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시행되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lisc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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