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세계단체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 16강에 진출한 한국탁구 남녀대표팀이 결선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결선 첫날인 5일부터 중국 청두 하이테크놀로지 존 스포츠센터에서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한국 남녀대표팀은 예선라운드에서 상반된 결과를 만들었다.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이집트, 체코,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연파하고 전승으로 4그룹 1위를 달성하며 가볍게 결선에 진출했다. 주장 장우진(국군체육부대·27)을 중심으로 조승민(24), 안재현(23) 조대성(20, 이상 삼성생명), 황민하(미래에셋증권·23)가 고루 활약했다.
반면 여자대표팀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4그룹 톱시드였으나 룩셈부르크, 싱가포르에 패해 3위로 밀렸다. 복병 태국과 이란을 잡고 기사회생했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여자대표팀은 에이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30)가 무릎부상으로, 귀화선수 중 한 명인 김하영(대한항공·24)도 심리적 약점을 노출하며 사실상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시온(삼성생명·26), 윤효빈(미래에셋증권·24), 김나영(포스코에너지·16)이 주전으로 뛰었지만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매치마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예선에서 보여준 남녀대표팀의 상반된 양상은 결선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 그대로 투영됐다. 수위로 올라가 다른 그룹 2위 팀을 기다린 남자대표팀은 비교적 순탄한 대진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3위로 본선에 천신만고 끝에 오른 여자대표팀은 예선리그 이상의 험난한 길을 가게 됐다.
4일 밤 각 그룹 예선리그가 모두 끝나고 치러진 16강 대진추첨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은 첫 상대로 폴란드를 만나게 됐다. 5그룹 2위로 결선에 진출한 폴란드는 한국에 충분한 승산이 있는 팀이다. ITTF 팀 랭킹 24위로 한국(4위)과 격차가 크다. 마체 쿠빅(세계 90위) 정도가 그나마 좀 알려진 선수고, 나머지는 국제무대에서 크게 두드러진 멤버도 없다. 폴란드 최고 세계랭커 야쿱 디야스(77위)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16강 이후 전망도 어둡지 않다. 무엇보다도 가장 버거운 상대인 중국을 결승 이전까지 만나지 않게 됐다.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상대인 일본도 중국과 4강에서 만나는 대진으로 갔다. 한국은 16강을 넘으면 홍콩과 이집트전 승자와 8강을 치른다.
8강도 넘을 경우는 유럽의 강국을 4강에서 만나는 대진인데,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독일도 예전 같지 않다. 중국계 당 치우(세계9위)가 에이스로 뛰고 있는 이번 대회에는 디미트리 옵챠로프(10위), 티모 볼(15위) 같은 세계적 스타선수들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여자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우승후보를 만났다. 바로 팀 랭킹 2위인 일본이다. 하야타 히나(세계5위), 이토 미마(세계6위)가 주축을 이루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2그룹 예선리그에서 단 한 매치도 내주지 않았다. 홈그라운드에서 우승을 노리는 중국을 상대로 한 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팀이다. 한국에게는 아무래도 버거운 상대다.
한 가지 변수는 있다. 바로 대표팀의 오광헌 감독이다. 일본 청소년대표팀 감독과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오 감독은 말 그대로 ‘일본통’이다. 일본의 투톱 하야타 히나와 이토 미마가 바로 오 감독의 애제자들이다. 일본 선수들 스타일을 잘 아는 오 감독의 지략이 벤치에서 빛을 발한다면 한국 선수들이 뜻밖의 반전을 연출할지도 모를 일이다. 힘겹게 예선 고비를 넘은 만큼 더 가보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도 막판까지 중요한 동력이 되어줄 수 있다.
이제부터 진짜 싸움이다. ‘2022 청두 세계단체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가 그야말로 ‘파이널’을 향한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폴란드를 상대로 5일 정오(한국시간) 16강 토너먼트 첫 경기를 벌인다. 여자대표팀은 같은 날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강력한 상대인 일본에 도전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