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 토트넘)이 좀처럼 골 맛을 볼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4일(한국시간) 충격적인 기록을 공개했다. 매체는 "그라니트 자카(30, 아스날)는 올 시즌 손흥민보다 많은 페널티 박스 내 볼터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스날의 중앙 미드필더 자카는 리그 8경기를 소화하며 총 30회의 박스 내 볼터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득점왕 손흥민의 박스 내 터치 횟수는 그보다 3회 모자란 27회에 그쳤다. 두 선수의 포지션을 고려하면 믿기 어려운 기록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레스터 시티전 해트트릭을 제외하고는 득점이 없다. 지난 시즌 리그 23골을 터트렸던 리그 최고의 골잡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기록이다. 영국 현지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으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는 1-3으로 패한 지난 아스날전에서도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주로 중앙 지역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는 데 집중했고, 가끔 있는 역습 상황에서도 공을 몰고 올라가 동료들에게 패스하는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이 뛴 위치만 보더라도 그가 무언가 해내기 어려웠음을 알 수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가 제공한 손흥민의 아스날전 히트맵을 보면 그는 마치 중앙 미드필더처럼 중앙에 머물렀다. 오히려 왼쪽 윙백으로 나선 페리시치가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며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만의 일이 아니다. 손흥민 올 시즌 내내 낮은 위치에 머무르며 희생하고 있다. 뒷공간 침투와 날카로운 슈팅이라는 그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 그러다 보니 수비 보호를 우선시하는 자카보다도 박스 내 터치가 부족한, 웃지 못할 상황까지 연출됐다.
팬들 역시 "이것이 콘테볼", "수비형 미드필더 손흥민", "콘테는 세계 최고의 피니셔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쓰고 있다", "손흥민에게 자유를 준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등의 댓글을 남기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힘을 쓰지 못하자 토트넘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결국 5승 2무라는 결과가 덮고 있던 경기력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과연 자신이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타이밍이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