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 분노한 일부 FC서울 팬들이 기성용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을 향한 욕설까지 나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FC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34라운드에서 대구FC에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직전 라운드에 이어 또다시 대구에 무릎 꿇으며 승점 41점(10승 11무 13패), 8위에 머물렀다.
서울은 경기 내내 높은 공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좀처럼 대구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세징야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공을 빼앗기며 역습을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실점 직후 분노한 서울 팬들은 "정신 차려 서울!"이라는 문구를 연호했다.
그러나 서울은 팬들의 염원을 이루지 못했다. 후반 초반 팔로세비치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서울은 세징야와 제카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패배하고 말았다. 팬들은 "익수 아웃"을 외치며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 후에도 서울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와 SNS에 게시된 영상에 따르면 서울 팬들은 인사를 건네러 온 선수단과도 충돌했다. 일부 팬들이 안익수 감독을 데려오라며 거친 욕설까지 내뱉은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사과하던 기성용도 팬들의 도 넘은 비난에 화를 참지 못했다. 그는 관중석 앞까지 다가가 굳은 표정으로 항의했다. 동료들과 김진규 코치까지 달려와 기성용을 말렸지만, 안익수 감독을 찾는 팬들의 고성은 끊이지 않았다.
수문장 양한빈도 연신 죄송하다며 팬들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이 역시 소용없었다. 기성용도 다시 돌아와 선수들의 책임도 있다며 자신이 대표로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팬들은 계속해서 안익수 감독은 어디에 있냐고 외치며 충돌이 이어졌다.
몇몇 팬들은 존댓말로 기성용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흥분한 일부 팬들은 계속해서 고성을 질렀다. 기성용이 끝내 주위의 만류로 발걸음을 옮기자 관중석에서는 "X새끼들아"라는 심한 욕설까지 터져 나왔다.
일촉즉발의 상황은 안익수 감독이 직접 마이크를 잡으며 일단락됐다. 관중석 앞에 선 안익수 감독은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는 서포터즈 대표의 지적에 사과를 표하며 조금만 더 믿어달라고 부탁했다.
안익수 감독은 "수호신의 성원과 열정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라며 선수들의 노력은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안익수 감독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선수단을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주면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감독으로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현재 상황을 바로잡아달라는 서포터즈 대표의 간곡한 부탁이 이어졌고, 안익수 감독은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하며 응원을 부탁했다. 이를 들은 서울 팬들은 "할 수 있다"는 외침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후 안익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팬분들은 당연한 말씀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유도 필요 없다. 결국은 경기장 내에서 FC서울답게 열정적으로 싸우고 후회없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 내가 봐도 미흡한 부분이 많아서 죄송할 따름"이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