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121위, 당진시청)가 패배 심경을 밝혔다. 상대에게 페이스를 뺏긴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권순우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나흘째 단식 16강전에서 젠슨 브룩스비(46위, 미국)에게 0-2(3-6 / 4-6)로 패배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8강 진출에 실패한 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권순우는 "팬들이 많이 찾아주셔 이기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아쉽다. 져서 아쉽지만,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아니니 다음 경기에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권순우는 이 경기 1세트 브레이크 기회를 6번이나 만들어 냈지만 모두 놓쳤다. 이에 권순우는 "초반 스타트는 굉장히 좋았다. 압박도 잘했고 기회도 먼저 잡았다. 그런데 그 때 플레이에 급했다. 더 여유있게 했어야 했다. 마음이 급해진 부분이 제일 아쉽다"라고 답했다.
이어 "원래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초반 스타트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브룩스비 선수는 강한 공을 받아내는 것 보다는 페이스를 바꿔가며 하는 플레이어 더 대응을 했다. 내가 너무 공격적으로 플레이 했던 것이 상대방의 페이스에 말리더라"라고 설명했다.
2세트 권순우는 3-3 동점 상황에서 아쉽게 브레이크를 당하며 기세를 내줬다. 권순우는 "2세트에서 브레이크를 당했지만, 나도 브레이크를 잡으면서 기회가 있었다. 상대가 흔들릴 줄 알았는데 전혀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바꾸며 압박을 주더라. 브레이크를 잡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를 했는데 상대방이 다른 플레이로 나오게 되니 당황스러웠다"라며 당시 심정을 전했다.
권순우는 2세트, 브레이크를 잡았던 시점에 성공했던 마지막 공은 하이볼로 처리했다. 이에 그는 "ATP 규칙에서 관중석에 있는 코치에게 코칭을 받을 수 있다. 2세트 0-2로 지던 상황에서 코치에게 가 답답하다고 얘기했더니, 서브 플레이스먼트나 샷의 구질을 좀 바꾸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를 들어서 페이스를 바꾼 것"이라며 "페이스를 바꿀 수 있는 공이 더 많았더라면 더 시도를 했었을 텐데, 기회는 놓치지 않았지만, 상대 선수가 페이스를 바꾸는 샷을 더 많이 구사하기에 브룩스비 선수가 나에게서 페이스를 뺏어갔었다"라고 말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에 정현과 한 조로 복식에 출전한 권순우는 28일 복식 1회전에서 한스 버두고(복식 92위, 멕시코)-트리트 후에이(복식 99위, 필리핀) 조에 2-1(2-6 / 6-2 / 10-8)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권순우는 "단식은 져서 아쉽지만, 정현 선수와 30일 복식을 해야 하고, 정현 선수가 어제(28일)보다는 경기력을 더 회복했을 거라 생각해서 내일은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전략 없이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 호흡이 더 잘 맞더라. 본인이 각자 원하는 샷을 치다 보면 더 재미 있어지고 좋은 결과가 생기더라. 복식 경기 기회가 남아 있다. 홈 경기고 한국 팬들에게 한국 선수가 계속 뛰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니 이번 주말까지는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순우-정현 조는 30일 안드레 예란손(스웨덴)-벤 매클라클런(일본) 조와 맞대결을 펼친다. /reccos23@osen.co.kr
[사진] 스포티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