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부터 비행기 티켓, 선박까지. 파이널A에 오른 여섯 감독이 재치 넘치는 공약들을 쏟아냈다.
2022시즌 K리그1 파이널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행사가 28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주장 이청용 등 파이널A 6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파이널라운드 돌입을 앞두고 6개 팀 감독들이 각자만의 목표 달성 공약을 내놨다. 최용수 강원 감독은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다. 요즘 고구마를 많이 캐던데, 찰옥수수나 고구마 같은 뛰어난 농산물들을 보내줄 수도 없고..."라며 웃음을 자아낸 데 이어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모 감독님처럼 비행기를 태워주겠다는 말은 쉽지 않다.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강원 팬들을 "강원 한우"를 큰 목소리로 외치며 최용수 감독을 압박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횡성 한우가 뛰어나긴 한데 서울에 있는 것도 좋다. 굳이 멀리 올 필요가...”라며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이어 남기일 제주 감독은 “원하는 목표를 이룬다면 무엇이든 못하겠는가. 팬들이 원하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맛있는 것은 물론이고 팬들의 요구를 따르겠다. 경기장에서 노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런데 춤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앞서 홈 관중 1만 명 공약으로 제주 원정 항공권을 선물했던 조성환 인천 감독은 또다시 항공권 공약을 내걸었다. 심지어 이번에는 해외였다.
조성환 감독은 “팬분들이 저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 1만 명 공약으로 팬분들께 비행기 티켓을 드렸는데, 팬분들이 이를 기부하면서 더 많은 팬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한다면 팬분들께 해외 항공권으로 갚고 싶다. 그러면 더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팬들의 뜻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팬분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드리려 생각하고 있다. 한번 공모를 통해 심사숙고해서 정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기동 감독은 아파트를 사달라고 하면 어떡하냐는 질문에는 “포항 팬들을 믿는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현대가 두 팀인 전북과 울산의 차례가 되자 팬들은 남다른 스케일의 선물을 요구했다. 전북 팬들은 김상식 감독을 향해 전기차를 사달라며 농담을 던졌고, 울산 팬들 역시 모기업이 만드는 배를 외쳤다.
그러자 김상식 전북 감독은 팬들의 외침에 “정신 차려야 한다”라며 “우승을 한다면 선수들이 가는 회식 장소에서 팬분들과 함께 소고기 먹방을 찍어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 역시 “저희도 좀 스케일이 크다. 배를 만드는데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 드릴 게 고래 고기밖에 없는 것 같다. 우승하고 나서 팬분들과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선수단과 함께 캠핑을 하고 싶다고 외치자 “캠핑은 너가 해”라며 이청용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그는 "좋은 생각인 것 같다"라며 캠핑을 약속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