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가 '공공의 적'으로 뽑혔다. 그러나 주장 이청용은 베테랑답게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2022시즌 K리그1 파이널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행사가 28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주장 이청용 등 파이널A 6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파이널라운드 돌입을 앞두고 각 팀은 이번만큼은 꼭 꺾고 싶은 팀을 하나씩 선정했다. 먼저 강원 김동현은 "오랫동안 울산을 못 이겨봤다. 울산의 벽을 한 번 넘고 싶다. 감독님 생각도 같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최용수 감독은 다른 생각을 하느라 김동현의 말을 듣지 못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 오반석도 울산을 언급했다. 그는 "라이벌 관계를 굳이 만들기보다는 저희의 길을 가고 싶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올 시즌 못 이긴 울산과 포항을 넘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동해안 두 팀을 지목했다.
전북 송범근은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앞선 두 팀에 너무 감사드린다. 저는 올 시즌 1승 2패를 기록한 제주를 꼭 이기고 싶다"라며 "제가 실점을 했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자책했다. 그러자 김상식 감독은 마이크를 뺏어 "감독 탓이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울산 이청용은 예상대로 전북을 뽑았다. 그는 "모두 강한 상대지만,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굳이 뽑자면 전북을 꼭 이기고 싶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을 이겨야 점수 차를 벌릴 수 있다"라며 우승 싸움을 펼치고 있는 전북전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포항 신진호도 전북을 지목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목표가 2위인데, 첫 경기부터 2위 전북과 만난다. 첫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가장 중요한 분수령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전북을 이길 수 있을지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까지 울산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제주 정운은 "저희도 울산을 뽑고 싶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을 가기 위해서는 울산을 넘어야 한다. 또 내년에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서 울산을 꺾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모두의 경계를 받은 이청용은 여유 넘치는 답변으로 재치를 뽐냈다. 그는 "시즌을 치르면서 잘하고 있나 싶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저희가 잘하고 있긴 한가 보다"라며 미소 지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