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IT 기업 인텔이 엔비디아, AMD가 점유한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엔비디아, AMD가 점유하고 있는 GPU 분야에 인텔이 유의미한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인텔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개최한 행사 ‘2022 인텔 이노베이션’에서 GPU를 포함한 새로운 제품을 공개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무어의 법칙은 아직 살아있다”며 인텔의 계속되는 혁신을 강조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성능이 약 2년 마다 두배로 늘어나는 대신 비용이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업계에 잘 알려진 이론이다.
팻 겔싱어 CEO의 주장은 지난 21일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밝혔던 발언과 완전히 대비된다. 당시 젠슨 황 CEO는 “무어의 법칙은 완전히 끝났다”며 업계의 계속 늘어나는 비용을 강조했다. 인텔이 ‘무어의 법칙’을 인용해 엔비디아를 정면 비판한 것은 GPU 시장에서도 기존 기업들의 강세를 꺾고 과거 ‘반도체 왕국’의 모습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인텔은 신형 GPU ‘아크 A770’의 출시 시작가를 329달러(약 47만 원)로 확정했다. 외신들은 ‘아크 A770’이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60, AMD의 라데온 RX 6650XT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이번 발표에서 특정 제품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아크 A770’에 대해 “1440p의 게임 성능, 최대 65% 더 빼어난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크 A770’의 정식 출시일은 오는 10월 12일이다.
최근 GPU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GPU RTX 4090, 4080은 뛰어난 성능으로 공개됐으나 성능 만큼 상당한 가격을 매겼다. 인텔은 하이엔드 대신 미들급 GPU를 먼저 공개해 예산에 민감한 소비자를 겨냥했다. 성능, 가격을 모두 잡은 이번 GPU에 대해 팻 겔싱어 CEO는 “최근 GPU의 가격 상승이 도드라진다. 인텔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GPU와 함께 인텔은 13세대 PC용 CPU ‘랩터레이크’를 공개했다. ‘랩터레이크’는 지난해 인텔이 12세대 ‘엘더레이크’ 칩에 도입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의 명맥을 이어간다.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는 고성능의 P코어,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E코어를 조합한 기술이다.
인텔 측은 최상위 제품인 i9-13900K의 싱글 스레드 성능은 15% 향상된다고 밝혔다. 멀티 스레드 성능은 최대 4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i9-13900K에 대해 팻 겔싱어 CEO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칩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