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이강인(마요르카) 문제 보다 현재 대표팀의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친선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11월 막을 올리는 카타르 월드컵 전 실전 모의고사 2연전을 모두 마쳤다. 앞서 23일 코스타리카와 1차전을 2-2로 마친 한국은 2번째 평가전에선 이기며 승리의 기운을 안고 카타르로 향한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관중들은 대표팀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야유를 보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사실상 최정예 멤버를 투입해 승리까지 거뒀는데 박수와 함께 분명 야유가 나왔다. 모두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한 것이었다.
한국은 손흥민의 선제골과 함께 전반전을 앞서며 마친 가운데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재성 대신 권창훈이 투입됐다. 이후 후반 15분 황희찬 대신 나상호가 출전했고 후반 26분에는 정우영 대신 황의조가 투입되는 등 벤투 감독은 다양한 공격 자원을 시험했지만 이강인은 외면받았다.
또 벤투 감독은 후반 35분 공격수 황의조가 부상 당해 공격진 변화가 불가피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백승호를 투입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 마지막 교체 카드로 백승호를 선택한 가운데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 9000명이 넘는 관중들은 일제히 이강인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벤투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타나자 야유를 보냈다.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4년간 벤투 감독은 자신의 의지와 다른 문제에 대해 거의 타협하지 않았다. 최종적인 결정은 본인 스스로 마무리 했다. 선수 선발 및 전술적 운용은 감독의 선택이었고 결과도 가져왔다.
이미 최종예선서 한국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평가와는 조금 다르다.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조 1위도 아닌 이란에 이어 조 2위로 진출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선택에 대해 당시에는 큰 논란이 없었다. 추진력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후 펼쳐지고 있는 평가전부터 벤투 감독의 선택에 대해 논란이 커졌다. 특히 이강인에 대한 논란은 커졌다.
경기 내용도 감독은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랐다. 벤투 감독은 "결과는 달랐지만 2경기 모두 좋은 내용이 나왔다. 우린 다른 전술을 사용했는데 전술적인 변화에도 선수들이 적응력을 보였다. 모든 선수들을 완전체로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어떤 것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분석해서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공수 전환에서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가 볼 점유율과 수비 전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대의 롱 패스가 들어와도, 수비 조직력을 통해 거의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전들이 대거 빠진 팀들과 대결이었는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을 넘고 조 1위로 월드컵에 나서는 이란이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다시 선임하고 자신들의 장점을 찾고 있는데 벤투호는 그런 모습도 보여지지 않고 있다.
이강인 출전 여부는 감독이 결정하고 책임지면 될 일이다. 하지만 현재 벤투 감독의 선택이 물음표가 계속 생기는 것은 다시 한번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