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가 빠른 팀이라 (비공식 연습경기 때) 대처하는 게 많이 힘들어서 오늘은 강하게 싸우려고 했다. 밀리지 않기 위해 싸웠다."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몸싸움에 그라운드에 한 차례 쓰러지기도 했던 오현규(수원 삼성)가 전한 말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21세 이하)은 26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러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공식 대회를 제외하고 지난해 9월 황선홍호가 꾸려진 뒤 치러진 첫 국내 평가전이자 올림픽 준비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한국은 승리로 시작을 알리는 데 실패했다.
0-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5분 선제골 일격을 당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이야노프는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문전에서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뒷공간이 완전히 뚫려버렸다.
한국은 후반 막판 겨우 균형을 맞췄다. 후반 34분 조현택이 오른쪽 박스 모서리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서 기가 막힌 원더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종료.
이날 경기는 거친 양상으로 펼쳐졌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은 경기 도중 선 넘는 행동으로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국 선수들의 유니폼을 의도적으로 잡는 것은 물론이고, 도 넘은 반칙도 막무가내로 범했다. 한국 선수들에게 과격한 몸싸움을 걸었다.
전반 26분 우즈베키스탄의 다브로노프는 ‘황선홍호 기대주’ 최전방 공격수 오현규를 향해 왼발을 든 채 돌진했다. 오현규는 그대로 그라운드 위로 쓰러졌다. 심판은 긴급하게 의료진을 호출했다. 위험한 반칙에 한국 선수단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단에게 단체로 항의했다. 다브로노프는 경고를 받았다. 다행히 오현규는 몇 분 뒤 두 발로 일어났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오현규는 "뒤꿈치에 (눈 위를) 맞아 멍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공식 경기 때 우즈베키스탄이 굉장히 거칠게 나왔다. 템포가 빠른 팀이라 대처하는 게 많이 힘들어서 오늘은 우리도 더 강하게 싸우려고 했다. 밀리지 않기 위해 싸웠다. 개인적으로도 안 밀리려고 싸웠던 부분이 오늘 비기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공식 경기보다 오늘 경기가 팀적으로 좋아졌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수비 가담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오현규는 "감독님께서 공격수 출신이지만 공격수도 하프라인 내려가면 수비수라고 이야기해주셨다. 한팀으로 뛰어야 하기 때문에 수비 가담 부분에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