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풀백 적임자는 과연 누구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9월 A매치 평가 2차전을 치른다. 앞서 치른 코스타리카와 1차전에선 2-2로 비겼다.
11월 막을 올리는 2022카타르월드컵 전 마지막 모의고사다. ‘최정예’ 멤버로 시험 무대에 임할 수 있는 시간이 딱 90분 남았단 뜻이다.
대표팀은 카타르로 떠나기 바로 직전 11월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국내에서 치를 예정이지만 국내 선수들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커 사실상 카메룬전이 베스트 멤버로 합을 맞출 마지막 시간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 명단에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 황인범(이상 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 등 굵직한 유럽파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세계 3대 리그’ 스페인 라 리가에서 1골 3도움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강인(마요르카)도 1년 6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했다.
1차 코스타리카전에서 벤투호는 ‘수비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2실점 모두 안일한 수비에서 비롯됐다. 세계적인 센터백으로 성장하고 있는 김민재가 있지만 그가 수비라인 전체를 모두 커버하기엔 당연히 한계가 있다.
좌우 풀백이 더 확실히 수비력을 끌어올려야 한단 분석이다. 김민재와 더불어 중앙에 김영권(울산현대), 왼쪽 풀백 자리에 김진수(전북현대)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지만 오른쪽 풀백 자리는 ‘무주공산’이다.
김태환(울산 현대), 김문환(전북 현대), 윤종규(FC서울)가 오른쪽 측면 수비 자리를 두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4 브라질·2018 러시아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베테랑’ 이용(수원FC)이 대표팀에서 멀어진 뒤 우측면 풀백 자리를 두고 후보만 나타날 뿐 적임자는 월드컵을 2달 남겨둔 시점까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카메룬전이 벤투 감독에게 확신을 줄 ‘키(KEY)’가 될 전망이다.
김문환과 김태환은 이번 9월 소집 전까지 나란히 A매치 6경기씩 소화했다. 올 초 2~3월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김태환이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 이후 6월 A매치 4연전 중 3경기는 김문환이 중용받았다. 나머지 1경기는 김태환이 소화했다.
더불어 김문환은 최근 7월에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이름 동아시안컵)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며 이용 후계자로 선택받는 듯했다. 당시 김태환은 부상으로 차출이 불발됐다.
하지만 이번 평가 2연전을 앞두고 벤투 감독은 윤종규를 깜짝 발탁하고 김태환, 김문환까지 3명을 동시에 집합시키면서 여전히 고심하고 있단 것을 내비쳤다.
과거 이용과 끈질기게 경쟁해온 김태환은 악착같이 수비하는 것이 장점이다.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진다. 볼 경합에 이악물고 달려든다. 수비력에선 김문환보다 높이 평가받고 있다. 공격수 출신으로 빠른 발을 지니고 있어 침투 능력도 준수하다.
역시 공격수로 활동한 적 있는 김문환도 스피드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저돌적인 드리블 능력을 지녔고, 중거리 슈팅도 곧잘 한다. 중앙도 오갈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최근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아 팀 적응도가 나머지 2명의 선수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냉정히 수비력에서 김태환에 못 미친단 평가도 공존한다.
벤투 감독이 지향하는 빌드업 축구에 부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윤종규는 코스타리카전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코스타리카전이 A매치 세 번째 출전인 터라 경험치 없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일대일 대인 방어에 빈틈을 보였다. 공격적인 면은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에선 위치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안한 모습이 노출됐다.
오른쪽 풀백 적임자가 나오기까지 딱 한 경기 남았다. 3명 중 벤투 감독의 눈에 들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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