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은 없어요."
동료에게도 팀 에이스로 인정받은 이동률(22, 서울 이랜드)이 당찬 웃음을 터트렸다.
이동률은 25일 오후 4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41라운드 FC안양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률의 골을 잘 지켜낸 이랜드는 무려 1195일 만에 안양을 상대로 승리하며 트라우마에서 탈출했다. 또한 10승 15무 11패(승점 45), 7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동률은 "앞선 두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는데 오늘 승리해 기쁘다. 골도 넣어서 만족한다"라면서 "감독님이 지난 3년 동안 안양한테 못 이겼다며 오늘 이기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것보다도 플레이오프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경기 승리가 꼭 필요했다. 그것만 바라보고 뛰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동률의 이날 득점은 그의 시즌 6호 골이었다. 그는 올 시즌 6골 5도움을 기록하며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그러나 이동률은 여전히 배고팠다. 그는 "사실 더 많이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기회를 많이 놓쳐서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며 만족하지 않았다.
올 시즌 이동률은 어느새 공격 포인트 11개를 기록하며 팀 내 국내 선수 중 최다 공격 포인트를 자랑하고 있다. 그보다 많은 득점을 터트린 선수는 외국인 공격수 까데나시뿐이다. 그의 선배인 김선민은 인터뷰 중인 이동률에게 다가와 "우리 팀 에이스"라며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그에게 이처럼 성장한 비결을 묻자 이동률은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계속 믿고 경기에 내보내 주신 게 큰 것 같다. 그 덕분에 개인적으로도 많이 발전할 수 있었다. 또 감독님께서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많이 이야기해주신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라며 정정용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동률은 "몇 경기째 주중 경기를 뛰고 있어서 몸이 피곤하긴 하다. 그래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잘하고 있어서 뿌듯하다. 계속 집중해서 더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이동률은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좋은 패스를 건넸다. 그에게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동료가 있는지 묻자 "딱히 가장 잘 맞는 동료는 없다. 저희 공격수들이 모두 몸도 좋고 해서 누가 들어와도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라며 "패스 연습은 따로 하지 않는다. 요즘은 슈팅 연습을 많이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동률은 젊은 공격수다운 당찬 모습도 보여줬다. 그에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는지 묻자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없어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보통은 어떤 선수라도 이야기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재차 질문해도 롤모델은 따로 없다고 답할 뿐이었다.
한편 이랜드는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이제 이랜드보다 한 경기 더 치른 5위 경남과 승점 차는 5점으로 줄어들었다.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이동률 역시 "쉽지는 않겠지만, 저희끼리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하면서 열심히 뛰고 있다"라며 "목표는 당연히 플레이오프다. 조금의 희망이라도 있으면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해야 한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오늘처럼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