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의 간절함이 통했다. 이랜드가 3년 만에 FC안양을 꺾고 길었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
서울 이랜드는 25일 오후 4시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41라운드에서 안양을 2-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이랜드는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10승 15무 11패(승점 45)로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이제 한 경기 더 치른 5위 경남(승점 50)과 승점 차는 5점으로 좁혀졌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안양의 우세가 점쳐졌다. 이랜드는 이날 전까지 안양과 만난 최근 11경기에서 4무 7패를 거두며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8월 거둔 2-0 승리가 이랜드의 안양전 마지막 승리였다.
게다가 이랜드로서는 조급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경기 전까지 이랜드는 9승 15무 11패(승점 42)로 7위에 위치해 있었다. 5위 경남과 승점 차는 8점. 만약 안양에 패한다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은 물거품이 되는 상황.
경기 전 이우형 안양 감독 역시 이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간절함이 오히려 조급함이 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이 공간을 잘 찾아 들어가 상대를 무너뜨린다면, 초반 득점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이랜드가 안양에 약한 지는 오래됐다. 물론 안양이 잘하는 것도 맞지만, 이랜드가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우형 감독의 기대와 달리 간절함으로 뭉친 이랜드는 초반부터 안양을 몰아붙였다. 이랜드는 간결한 패스 플레이와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중원에서부터 안양을 압도했다.
선제골 역시 이랜드의 몫이었다. 이랜드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황태현의 환상적인 발리 득점에 힘입어 먼저 앞서 나갔다.
위기도 있었다. 이랜드는 193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박재용의 높이에 고전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수비 실수까지 겹치며 결국 동점골을 내줬다. 이랜드는 전반 38분 채광훈이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 있던 정석화에게 향하며 실점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랜드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랜드 선수들은 후반에도 적극적인 수비로 안양을 괴롭히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역습을 선보였다. 기세를 탄 이랜드는 후반 12분 김정환의 골로 재차 리드를 잡았고, 이동률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한 골 더 달아났다.
이랜드는 후반 30분 백성동에게 한 골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이랜드는 3-2 승리로 경기를 매조지으며 무려 3년 만에 안양을 꺾는 기쁨을 맛봤다.
"안양은 이겨봤으면 좋겠다"던 정정용 이랜드 감독의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안양 트라우마까지 떨쳐낸 이랜드의 간절함이 남은 4경기에서 또 어떤 놀라움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