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6, 나폴리)가 오랜만에 벤투호로 돌아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H조에 속했다. 대표팀은 오는 9월 23일 고양에서 코스타리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최종 평가전을 치른다.
세리에 A 무대를 정복 중인 김민재 역시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3월 이후 약 반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발목 부상으로 빠졌던 김민재까지 돌아오며 대표팀은 오랜만에 완전체로 거듭나게 됐다.
올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새로 입은 김민재는 한창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이적하자마자 나폴리 핵심으로 자리 잡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 AC 밀란은 물론 리버풀까지 꽁꽁 묶어내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코스타리카전을 하루 앞두고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민재는 "세리에 A에서 뛰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도 많이 느끼고 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 친선경기에서 보완할 수 있는 점을 모두 보완하고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뗐다.
대표팀은 지난 6월 A매치에서 김민재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꼈다.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지자 대표팀 수비는 실수를 연발하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자연스레 '김민재가 있었다면'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민재는 자신이 있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6월 A매치에 제가 있었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경기가 어려운 경기였다. 제가 있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크게 다른 점은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김민재는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둔 소감도 밝혔다. 그는 4년 전에도 대표팀 주축 멤버로 활약했지만, 종아리뼈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다.
김민재는 "4년 전에 아쉽게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왔다. 월드컵은 전 세계 선수들의 꿈이다. 기대가 크다. 정말 잘하고 싶고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가져오고 싶다. 처음이라서 긴장되기는 한다. 그래도 4년 전보다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김민재는 자신의 강점으로 리커버리 능력을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월드컵에서는 강팀들과 경기를 해야 한다. 내 강점 중 하나는 리커버리 능력이라 생각한다. 강팀이랑 하면서 좋은 선수들을 막아내는 게 내 경쟁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최근 세리에 A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그는 "어렵게 빅리그에 진출해 경기를 뛰고 있다. 무조건 적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조금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또 팀 동료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따라가지 못하면 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더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며 활약의 비결을 설명했다.
또한 김민재는 "개인적으로 기쁜 일이지만, 동료들의 도움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동료들도 잘해주고 팀도 연승을 하면서 무패를 달리고 있다. 그 덕분인 것 같다. 팀 전체가 잘해서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민재는 거대한 벽이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이에 대해 "경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은 아직도 배울 것이 많고 개선할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뛰고 있다. 일단 감독님이 주문하시는 것만 잘하면서 팀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김민재는 가장 막기 어려운 선수로 베테랑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를 꼽았다. 그는 "지루 선수가 가장 막기 어려웠다. 힘도 좋고 연계 능력도 좋은 베테랑 스트라이커다. 장점이 정말 많은 선수"라며 "개인적으로는 90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과 위치 선정이 많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김민재는 월드컵에서 팀 동료와 만날 가능성도 있다. 나폴리 왼쪽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마리우 후이가 최근 포르투갈 대표팀에 승선했기 때문이다. 만약 후이가 월드컵 최종명단에도 이름을 올린다면 조별리그에서 김민재와 맞대결을 펼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민재는 "후이 선수는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선수고 좋은 사람이다. 팀에서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추가 발탁이 된 것이라 따로 이야기 나누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민재는 "최종예선에서는 내용보다도 결과가 중요했다. 그러나 이번 두 경기에서는 내용과 결과 모두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 꼭 승리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승리를 약속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