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 돌아온 데릭슨의 각오 “상대팀들에게 저승사자가 되겠다” [오!쎈 속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9.16 15: 49

마커스 데릭슨(26, 삼성)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서울 삼성은 15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합동전지훈련 연습경기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78-71로 이겼다.
지난 시즌 꼴찌 삼성은 현대모비스를 맞아 3쿼터까지 꾸준히 경기를 리드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4쿼터 현대모비스가 맹추격했지만 FA로 영입한 이적생 이정현이 쐐기 3점포를 터트리면서 구심점 역할을 했다. 2년차를 맞는 센터 이원석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 신임 은희석 삼성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삼성은 마커스 데릭슨과 이매뉴얼 테리 외국선수 조합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주포로 나선 데릭슨은 게이브 프림의 수비를 상대로 장거리 3점슛을 연속으로 꽂으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경기 후 만난 데릭슨은 “KBL에 돌아오고 싶었는데 삼성으로 와서 기분이 좋다. 아직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다. 삼성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에너지가 좋고 분위기가 밝다”며 웃었다.
데릭슨은 지난 2020-2021시즌 KT에서 개막 후 9경기에서 평균 18.9점 10.2리바운드로 활약해 득점력은 검증이 된 선수다. 다만 그는 뇌진탕에 의한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퇴출됐었다. 이후 미국에서 우울증 약도 복용할 정도로 멘탈문제도 있었다.
몸상태를 물었다. 데릭슨은 “과거에 뇌진탕이 있었지만 지금은 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안심해도 좋다”고 장담했다. 실제로 경기 중 저스틴 녹스가 아웃되는 공을 살리기 위해 데릭슨의 가슴을 공으로 세게 쳤지만 데릭슨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데릭슨은 듬직한 체구에 비해 순한 성격으로 곰돌이 푸우를 연상시켰다.
NBA 골든스테이트에서 뛰었던 선수답게 데릭슨은 장거리 3점슛을 자유자재로 쏜다. NBA 거리 7.24m에 익숙해 KBL 3점슛 라인 6.75m보다 훨씬 뒤에서 쏜다. 프림 등 상대 빅맨들이 외곽수비를 나가지 못해 그를 노마크로 놔두는 장면이 많았다. 다만 지나치게 외곽슛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다. 김효범 삼성 코치는 경기 후 데릭슨에게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픽앤롤도 섞어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릭슨은 “딥쓰리는 내 장점이다. KBL에서 골밑득점을 해야 한다는 은희석 감독의 주문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테리는 골밑에서 전투적인 성격이지만 체격이 얇아 몸싸움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 데릭슨이 골밑에서 더 해줘야 한다.
이날 관중석에서 서동철 KT 감독이 데릭슨을 지켜봤다. 서 감독은 “데릭슨이 KT에서 뛰던 시절보다 키가 큰 것 같다”면서 농담을 했다. 데릭슨은 “서동철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KT에서 퇴출됐지만 내 몸상태가 문제였다. 서운한 감정은 없다. 시즌 중에 KT를 만나도 다른 팀과 똑같은 감정으로 상대할 것”이라 다짐했다.
데릭슨은 새로운 번호 4번을 달고 뛴다. 그는 “원래 2번을 달고 싶었는데 다른 선수가 달고 있었다. 한 자리 수 중에 남은 번호가 4번뿐이라 달았다”고 했다. 4번은 한국에서 ‘죽음’을 뜻해 선수들이 기피한다고 말해줬다. 데릭슨은 “그럼 내가 올 시즌 상대팀에게 저승사자가 되겠다”며 웃으며 각오를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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