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보이' 이강인(21, 마요르카)이 소속팀에서 치른 경기와는 무게감이 전혀 다른 2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13일 오전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이강인 포함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로써 ‘이강인 논란’이 종결됐다.
8월 중순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개막 후 연일 공격포인트 소식을 들려준 이강인은 최근 1년 6개월 동안 대표팀과 연이 닿지 않았다. 한 번 눈 밖에 나면 눈길조차 주지 않기로 알려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다시 받을지 상당한 관심이 쏠려 ‘이강인 논란’이 일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시즌 초 이강인의 경기력을 보면 뽑지 않을 이유가 없어 ‘이강인 논란’이 불거졌다.
이강인의 최근 경기력엔 상한선이 없었다. 세계 3대 리그 중 하나인 라 리라에서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 3도움)를 작렬했다. 라요 바예카노전에서 1골을 신고했고,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는 1도움을 기록했다.
‘강호’ 레알을 만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점’ 킥 능력을 뽐내며 동료의 골을 도왔다. 라리가 5라운드 기준 이강인은 도움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개막 후 5경기 연속 선발 출전도 이강인의 눈에 띄는 활약을 알려주는 지표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이강인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동안 그는 킥, 패스, 탈압박 능력은 호평을 받았지만, 수비 가담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고치기 쉽지 않은 단점으로 굳혀지는 듯했지만 그는 이강인이었다. 레알을 상대로 향상된 수비 수준을 자랑했다. ‘1골 선방’ 수비를 했다.
이강인은 다니 세바요스(27, 스페인)가 마요르카 문전에서 흘러나온 볼을 기습적으로 따내고자 할 때 감각적으로 먼저 공을 쳐냈다. 뚫렸다면 골이 될 가능성이 상당했다.
경기 후 이 장면은 회자됐고, 이강인의 수비는 박수를 자아냈다.
그리고 드디어 벤투 감독의 고집이 꺾였다. 1년 반이 넘도록 이강인을 외면했던 벤투 감독은 이날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술적으로 뛰어나며 판단도 좋다”고 이강인의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돌고 돌아 이강인이 다시 부름을 받은 가운데, 이제 그 앞엔 라 리가에서 치른 5경기보다 더 중요한 2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오는 23일, 27일 각각 코스타리카-카메룬과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11월 카타르월드컵 전 사실상 마지막 모의고사다. 2경기 결과로 ‘카타르 멤버’가 정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월드컵 희망과 직결된 2경기에서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반짝’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특히 벤투 감독이 “(이강인은) 계속해서 수비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나아가기 어렵다. 경쟁을 잘하더라도 다음 단계로 진출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란 뜻이다. 다가오는 2차례 평가전에서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보여준 능력 그대로, 혹은 그 이상을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2경기 무게감은 그 어떤 경기와도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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