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1, 마요르카)이 강호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를 상대로 킥 능력을 뽐냈다. '수비 능력 부족' 단점도 보완하려는 노력이 확연히 보였다. 9월 A매치 명단 발표(13일) 전까지 이강인은 보여줄 수 있는 건 모두 보여줬다.
마요르카는 1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과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5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1-4로 패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이강인은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그는 선발 출전해 78분을 소화,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했다.
앞서 4경기 모두 ‘선발’로 중용받았던 이강인은 1골 2도움으로 화답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레알 베티스전 1도움을 시작으로 28일 라요 바예카노와 경기에선 시즌 1호골을 쏘아 올렸다. 바로 다음 경기였던 지난 3일 지로나와 맞대결에선 1도움을 추가했다.
그리고 이강인의 발끝은 레알을 상대로도 터졌다. '환상의 짝꿍' 베다트 무리키의 선제골을 도왔다.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35분, 이강인은 오른쪽에서 얻어낸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 왼발로 문전 깊숙하게 공을 보냈다. 이는 무리키의 머리에 맞았고, 골로 연결됐다. 바로 직전 지로나와 경기에서도 왼발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했던 이강인은 2경기 연속 물오른 킥 능력을 자랑했다.
이날 이강인은 수비 가담 능력도 뽐냈다. ‘1골을 막아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전반 23분 레알의 세바요스가 마요르카 문전 정면에서 흘러나온 볼을 기습적으로 따내고자 할 때 감각적으로 먼저 공을 쳐냈다. 이강인의 수비가 아니었다면 골이 터졌을 확률은 99%였다.
이강인은 전반 41분엔 자신의 장기인 ‘양발 드리블’로 레알 진영에서 쉽게 볼을 지켜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이강인이다. 정말로 '꽉 채워서' 보여줬다. 여전한 킥 능력은 물론이고,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 가담 능력도 눈에 띄게 수준이 올라갔다. 여기에 양발 드리블까지. 한마디로 이강인은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지워가고 있는 플레이를 올시즌 초 보여주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하는 이강인의 9월 A매치 명단 포함 여부에 관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역습 상황, 세트피스 기회를 잘 이용하는 것이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로 가는 빠른 루트임을 감안하면 이강인은 필요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벤투호는 이달 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을 상대로 한국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13일 소집 명단이 발표된다. 이번에 이강인이 부름을 받지 못한다면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막을 올리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이강인은 2021년 3월 이후 1년 6개월 가까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 외면당하고 있다.
세계 3대 빅리그 중 하나인 스페인 무대를 휘젓고 있는 이강인이다. 이번엔 벤투 감독이 고집을 꺾을 필요가 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