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부천FC가 다 이긴 경기를 비겼다. 질뻔 했던 상황까지 몰리기도 했다.
부천은 11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38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 홈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부천은 후반 32분 조현택과 후반 37분 안재준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40분 티아고, 42분 송진규, 추가시간(46분) 다시 티아고에게 잇따라 3골을 헌납하며 2-3으로 오히려 경기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부천은 후반 추가시간(48분) 김강산이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힘겹게 균형을 맞췄다. 승점 1을 보태 승점 57(16승 9무 10패)이 된 3위 부천은 두경기 덜치른 2위 FC안양(승점 62)을 5점차로 추격했다. 안산과 시즌 상대전적은 2승 1무 1패가 됐다. 3연승 대신 3경기 무패(2승 1무)로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이영민 감독은 경기 후 "내 실수로 질뻔한 경기를 선수들이 만회해줬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홈경기였고 워낙 잘해줬지만 버틸 수도 있어야 했다. 더 많은 득점을 하려고 내가 욕심을 부렸다"고 자책했다.
이어 "중요한 경기 때문에 버티는 것도 필요했다. 다음에도 우리와 경기를 할 때 분명 이기려 들 것이다. 상대의 기를 꺾어놨어야 했다"면서 "수비적인 것도 생각했어야 했다. 계속된 전방 압박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본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워낙 잘해줬고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래서 내가 실수했다. 시간이 많이 안남았던 만큼 수비에 집중했다가 역습을 노렸어야 했다. 선수들이 힘들다보니 역전까지 내줬다"고 설명했다.
전반전에 골이 없었던 부분은 아쉬웠다. 이에 이 감독은 "취소된 골까지 6골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결정력은 오히려 올라왔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전반전에 1골이라도 넣었다면 후반 경기 운영이 편했을 것이다. 1-0이었다면 나중에 수비적인 부분도 생각했을 것이다. 2-0이 되면서 그 판단을 못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씁쓸해 했다.
이 감독은 이날 곡예 같은 경기 상황에 대해 "예전에 학생 때 0-3으로 지다가도 4-3으로 뒤집기도 했고 이기다가 지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그런 경험을 살려야 했다. 홈경기였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다 보니 홈팬들에게 좀더 많은 골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런 욕심이 겹쳤다"고 다시 자책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