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을 위해 축구를 안 한다는 것은 공허하고 무의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9일(한국시간) 리그 7라운드 경기의 연기를 알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8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96세 나이로 서거했다.
세계 스포츠계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PL도 성명을 통해 "여왕의 서거에 슬픔을 느낀다"며 "왕실과 여왕의 서거를 슬퍼하는 전 세계에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여왕 서거 이후 추모의 의미로 PL 경기 연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영국 외신들은 "9일 진행 예정이었던 럭비 리그와 골프 등 모든 일정이 연기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정부의 공식 지침은 "여왕의 장례식에도 경기 연기를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단지 권유할 뿐이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영국 정부는 스포츠 단체나 콘서트 등에게 국장으로 진행되는 여왕의 장례식을 앞두고 행사 연기를 부탁하면서도 모든 결정은 개인의 재량에 달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상황에 따라서는 PL의 정상 진행도 가능한 상황. 그러나 PL 사무국은 자체적으로 연기를 결정했다.
영국 '포포투'의 기자 샘 필거는 "정말 말도 안되는 결정이다. 심지어 영국 정부도 PL 사무국에게 일정 취소를 강요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필거는 "경기 취소로 얻는 것이 없다. 만약 정말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서라면 사람들을 모아라. 왜 다른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PL 사무국이 말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라는 표현에 대해 필거는 "공허하고 무의미하다. 사람들이 축구를 보면서 여왕을 추모하고 완장을 찬 선수들이 뛰는게 고인에게 무례하단 말이냐"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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