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설로 위기를 겪고 있는 성남FC의 간절함이 선두 울산을 잡았다.
성남은 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9라운드'에서 울산을 2-0으로 제압했다. 최하위 성남(승점 24점)은 11위 대구(승점 28점)과 승점 차이를 5점으로 좁혔다. 무패행진이 9경기(5승4무)서 끊긴 선두 울산(승점 59점)은 2위 전북(승점 51점)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최근 성남은 해체설에 시달리며 위기를 겪고 있다. 김남일 감독이 자진사퇴하며 정경호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고 있다. 강등위기까지 더해 성남은 불안함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울산 응원단은 “성남의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개를 걸며 성남FC의 해체에 반대했다. 당장은 승부를 겨루는 구단이지만 성남이 존재해야 K리그 전체가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대승적 차원의 응원이었다.
그래도 승부는 냉정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자칫 선수들이 성남전에 방심할 것을 염려했다. 그는 “경기 외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성남의 상황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방심하면 안된다. 성남은 간절함이 있다. 우리도 같은 수준의 간절함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호 성남 감독대행은 ‘생존’을 이야기했다. 정 대행은 “경기초반 전방압박을 위해 국내선수들로만 베스트11을 구성했다. 우리는 생존이 달렸다.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없다. 노하우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절실함을 이야기했다.
두 수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절박하게 뛴 성남은 김민혁과 권순형이 먼저 두 골을 넣으면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았다. 공교롭게 장대비가 쏟아질 때 골이 터졌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울산의 부진이 계속되자 관중석에서 "정신차려 울산!"이 터져 나왔다.
결국 성남은 치열한 수중전 끝에 거함 울산을 무너뜨렸다. 태풍의 북상 속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성남팬들은 기적의 증인이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성남=조은정 기자 ce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