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28, 인천 현대제철)가 적장을 감탄시키고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콜린 벨(61)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먼저 앞서 나갔다. 전반 12분 이민아가 먼 거리에서 과감하게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우측 골포스트에 맞고 튀어나왔다. 최유리가 흘러나온 공을 따낸 후 침착하게 골문에 공을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후 한국은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자메이카를 괴롭혔다. 최전방의 최유리, 강채림은 물론 양 윙백과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까지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작했다. 자메이카는 한국의 조직적인 압박을 풀어내지 못하고 황급히 걷어내다 소유권을 내주기 일쑤였다.
결국 한국은 북중미의 떠오르는 강호 자메이카를 잡아내며 지난 동아시안컵 3위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경기 후 최유리는 "저희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낮다고 해서 무시할 팀은 아니었다. 영상으로 봤을 때 피지컬과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었다. 파훼하기 위해 많이 연습했다. 연습한 것이 경기에서 나온 것 같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유리는 "감독님께서 항상 뒷공간을 주문하신다. 그래서 뒷공간을 많이 노리려 했는데 마무리를 잘하지 못해 아쉽다. 득점 장면에서는 (이)민아 언니가 차는 순간 끝까지 뛰어 들어가자고만 생각했는데 운 좋게 공이 왔다"며 득점 장면을 되돌아봤다.
최유리는 이날 선제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이어갔다. 그녀는 이날 득점을 포함해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적장 론 도널드슨 자메이카 감독 역시 그녀에게 박수를 보냈다. 도널드슨 감독은 경기 전 최유리를 경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녀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후 도널드슨 감독은 "그녀는 자신이 좋은 선수임을 증명했다. 특히 리바운드된 공을 득점으로 연결했는데 훌륭한 마무리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유리는 "득점은 공격수의 숙제다. 항상 결정력을 기르기 위해 많이 연습하고 있다. 팀에서부터 득점력을 끌어올리다 보니까 득점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최근 득점 행진의 비결을 밝혔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