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터' 박지성, "애정 커진 전북, 최고 걸맞도록 노력할 것" [오!쎈인터뷰]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2.09.02 05: 49

"전북에 애정이 커졌습니다. K리그 최고에 걸맞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북현대모터스FC가 지난해부터 어드바이저로 활약해 온 박지성과 계약을 연장하며 테크니컬 디렉터직을 맡겼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초 전북 어드바이저로 취임한 박지성은 성인 팀부터 유소년 팀까지 아우르며 구단 운영 철학 수립과 중장기적 계획 마련에 힘을 보탰다. 향후 박지성은 테크니컬 디렉터로서 선수단 구성 총괄을 맡아 선수 평가와 선수단 구성을 직접 한다.
박지성은 성인 팀의 전력 강화뿐만 아니라 선수단과 사무국 간 가교 역할, 유스 팀 시스템 방향 설정 등 어드바이저 시절보다 폭넓은 업무를 맡는다.
어드바이저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변하며 박지성 디렉터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이미 전북은 지난 2018년 조긍연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분과위원을 테크니컬 디렉터로 선임한 적이 있다. 당시와는 다른 행보다. 유럽 축구클럽들처럼 박 디렉터는 전북의 큰 그림을 그리는데 힘을 보태게 된다. 
박지성 디렉터는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함께 했다. 당시 디렉터 선임을 마무리 했던 상황. 
박지성 디렉터는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서 "디렉터가 되면서 책임이 커졌다. 더 많은 책임이 주어졌다. A팀의 선수 영입과 스쿼드 구성에 있어 코칭 스태프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마찬가지다. 제가 유럽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영입할 선수가 있다면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북 구단에서 재계약을 제안했다. 어드바이저 업무를 하면서 전북을 향한 애정이 커졌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단도 제 의사를 적극 환영했다. 1년 반 시간 동안 서로 뜻이 맞아서 직책을 바꾸고 계약을 연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 다음은 박지성 디렉터 일문일답. 
- 디렉터 되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 디렉터가 되면서 책임이 커졌다. 더 많은 책임이 주어졌다. A팀의 선수 영입과 스쿼드 구성에 있어 코칭 스태프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마찬가지다. 제가 유럽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영입할 선수가 있다면 쉽게 이뤄질 수 있다
- 유럽 네트워크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브라질 선수들은 K리그에 많이들 오지만, 유럽 선수들은 유럽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있다. 어린 선수보다는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 올 확률이 높다. 그게 현실이다. 설득을 잘 해봐야 한다. K리그 팬들에게 흥미를 줄 선수로 고려하겠다. 선수 영입은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노력하겠다.
- 이영표, 반 더 사르 등 선배 행정가들의 조언은.
▲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하더라. 왜 하냐고 하더라. 이영표 대표는 강원FC 대표 2년 차다. 팀을 잘 꾸려가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경험한 선배다. 복합적인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다. 그 색깔을 강원에 입히고 있다. 하지만 다른 문화를 가져와서 여러 가지 다양성을 갖고 있으면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반 더 사르는 이미 CEO를 할 때부터 그와 같은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주 조언을 구했다. 클럽 사이에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충분히 대화할 수 있다. 아약스뿐만 아니라 PSV나 다른 유럽 구단이 될 수 있다. 전북에 도움이 될 게 무엇인지에 따라 다르다.
- 디렉터 업무는 구단과 본인 중 누가 먼저 제안했나.
▲ 전북 구단에서 재계약을 제안했다. 어드바이저 업무를 하면서 전북을 향한 애정이 커졌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구단도 제 의사를 적극 환영했다. 1년 반 시간 동안 서로 뜻이 맞아서 직책을 바꾸고 계약을 연장하게 됐다.
- 전북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 전북 경기력이 꾸준했으면 좋겠다. K리그 최고의 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전북 팬들은 상당히 공격적인 축구를 원한다. 최강희 감독 시절부터 그런 모습이 있었다.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보다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 유소년팀에서 프로팀으로 얼마나 올라오는지도 중요하다. 팀 자체적으로 최고의 유소년 선수를 키우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유럽에서도 강팀 중에 유소년 선수를 꾸준히 키우는 팀이 있다. 전북도 그래야 한다.
- 유스 선수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 어려워하더라. 아저씨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저도 어렸을 때 질문을 어려워 했다. 지금도 그렇다. 아쉬운 점이다. 유럽과 비교해서 한국 선수들 훈련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유럽에서는 훈련 때도 상대팀이라고 생각하고 경기한다. 100%를 쏟는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훈련할 때 100%를 하기 힘들다. 선배, 후배, 친구라고 생각해서 100%를 쏟지 못한다. 경기 때만 100%를 쓰게 되면 성장이 더디게 된다. 그 문화를 바꾸고 싶다. 어린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하겠다. 코칭스태프와도 이 부분을 두고 얘기한다. 문화를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도 한국 와서 문화를 바꿨다. 이 점을 고치면 어린 선수들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유스 팀에 크게 되겠다 싶은 선수가 있나. 
▲ 저 있을 때랑 많이 다른 것 같다. 프로 산하 유스팀이 생기면서 잘하는 선수들이 몇몇 팀에 몰렸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떨어진다고 느낀다. 남들과 다른 확실한 색깔이 있어야 프로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아직은 그 부분이 부족하다. 옆에 있는 같은 동료일지라도 경쟁자다. 여기서 최고가 되어야 프로에 갈 수 있다. ‘남들보다 잘하는 게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예전에는 선수 개개인 색깔이 확실했는데. 
▲ 요즘 선수들은 개개인 기술이 예전보다 좋아졌다. 해외 축구를 접할 기회도 많다. 기술적으로 예전보다 뛰어난 건 사실이다. 모든 선수들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비에서도 거친 수비, 헤더, 빌드업 등 차별화된 장점을 갖고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어떤 시스템, 어떤 지도법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있다.
- 디렉터 되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변화를 주고 싶다. 숙소 생활 폐지도 변화를 준 것이다. 한국 문화에 유럽 문화를 넣어서 유럽에 나갔을 때 적응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싶다. 너무 한국 문화에 적응되어 있으면 유럽 나가서 적응하기 어렵다. 숙소 생활을 하면 식사 등 관리를 다 해준다. 해외 나가면 관리가 없다. 모두 스스로 해야 한다. 프로가 조금 더 프로다워지길 바란다. 어린 선수들이 축구에 모든 걸 쏟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1년 내내 축구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축구를 잘하려면 잠시 축구를 잊고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열정이 더 생긴다. 그 문화를 전북에서 만들어주길 바란다. 프로 유스팀에 올 정도면 프로다운 모습이 있어야 한다. 전북이라는 클럽 역시 그동안 해온 것 중에서 좋은 건 이어가고 필요없는 것들은 버리고 새로운 문화를 도입해야 한다.
- ‘행정가 박지성’은 무얼 하고 싶은가. 
▲ 전북 어드바이저 업무를 즐겁고 재미있게 하고 있다. 벽에 부딪힐 때도 있었다. K리그에 없었기 때문에 부딪힌 벽이었다. 한국 축구와 K리그를 조금 더 알아가면서 공부하고 있다. 지금 상당히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앞으로 무얼 하고 싶은지 물으시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할 수 있다. 제가 좋다고 느낀 점들을 더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더 좋은 환경에서 축구했으면 한다. 유럽 축구와 비교해 격차가 있지만, 우리가 상대하는 아시아 팀 사이에서 언제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생각한다. 특히 일본과 비교했을 때 K리그의 우승 상금, TV 중계권, 한일전 성적 등이 떨어진다. 지금 당장 변화가 없다면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부담이 된다. 조금이라도 작은 부분부터 바꿔야 한다. 기준과 틀을 잡고 문화를 만들고 싶다. 지금은 전북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지금 당장은 일이 재밌다. 어떤 변화가 나올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바뀔 거라는 확신이 있다. 구단도 저를 믿어준다. 지도자는 다른 분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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