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는 외면한 벤투 감독, 이강인에게 마지막 카타르행 기회 줄까 [서정환의 사자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8.31 05: 49

‘천재’ 이강인(21, 마요르카)이 생애 첫 월드컵 출전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올 시즌 이강인은 마요르카의 확실한 공격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강인은 3라운드까지 모두 선발로 뛰며 1골, 1도움을 기록,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라리가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제 관심은 이강인의 월드컵대표팀 승선에 모아진다. 스페인 현지언론까지 나서 이강인의 한국대표팀 승선을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 지역지 ‘마요르카 데일리 불레틴’은 29일 “이강인은 카타르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의 맹활약을 칭찬했다.

국가대표팀은 이미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을 중심으로 선발공격진이 확고하다. 다만 킬패스 한 방으로 공격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이강인은 조커로서 가치가 있다. 월드컵 최종명단이 23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나 이강인을 데려갈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강인이 어린 나이에 월드컵을 경험하는 것은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벤투 감독의 철학이 워낙 확고하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3월 한일전서 0-3으로 완패한 ‘요코하마 참사’ 이후 이강인을 오랫동안 뽑지 않고 있다. 당시 벤투는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쓰는 파격적인 전술을 썼다가 철저히 실패했다.
이강인은 천재적인 시야와 패스, 슈팅능력은 여전하지만 스피드가 느리고 수비가 약한 단점도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여론에 상관없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선수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다만 한일전 참사는 이강인 개인 기량의 문제가 아닌 벤투 감독의 전술적 실패 탓이 컸다. 
이승우도 그랬다. 이승우는 올 K리그1서 11골, 3도움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구성된 동아시안컵 대표팀에도 그를 선발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일본전서 권경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등 파격적인 실험 끝에 0-3 참패를 당했다. 이승우에게는 자신을 증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물론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벤투 감독 역시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릴 권리가 있다. 그에 따른 책임도 감독이 지면 된다. 벤투 감독이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선수를 억지로 뽑아 월드컵에 데려갈 의무는 없다.
한국은 이제 9월 국내서 코스타리카, 카메룬과 두 차례 최종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에 임한다. 기존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보수적인 벤투 감독의 성향상 이강인의 대표팀 선발은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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